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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채널 성공조건은 '차별화·전문화' [2015 thebell 유통 포럼]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시간·공간 제약 허물어, 아마존·메이시스 등 선점"

이경주 기자/ 장소희 기자공개 2015-07-24 09:16: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2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통혁명을 몰고 온 옴니채널(omni-channel)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1세션 서용구교수
유통업계 전문가인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사진)는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머니투데이 더벨 주최로 열린 ‘2015 더벨 유통포럼'에서 '옴니채널과 유통 혁명'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옴니채널은 모바일을 매개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소비 형태를 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리적인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쇼핑이 가능하다. 기업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대폭 늘릴 수 있다.

서 교수는 객수(소비자수)와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가 감소하는 국내 시장 환경에서 옴니채널이 기업 매출을 늘릴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주력 소비층인 국내 30~44세 인구수는 2000년대 초반 1300만 명에 달했지만 2014년 1130만 명으로 급감했다. 2017년에는 11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5~54세 청장년층 인구수도 2012년을 기점으로 줄고 있는 추세다.

서 교수는 "객수가 줄어든 만큼 객단가를 높일 수 있지만 이는 주력 소비층의 가처분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며 "소비 위축과 맞물려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옴니채널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대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 온·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거나 TV시청 또는 PC서핑 등으로 각 매체에 접근해야만 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반면 옴니채널은 전통적인 소비패턴보다 수 십 배 이상의 고객 접점을 만들어 낸다.

서 교수는 옴니채널 선구자인 미국 백화점업체 메이시스(Macy's)를 예로 들었다. 메이시스는 옴니채널의 일환으로 '버츄얼 피팅(가상 제품 장착)'을 도입했다. 소비자들은 기존 매장에서 옷 한 벌을 구매하는 데 많아야 2~3번을 착용하는 데 그쳤으나, 버츄얼 피팅으로 횟수에 제한이 없어지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또 다른 미국 백화점업체 노드스트롬(Nordstrom)은 IT기술자와 디자이너, 기업가, 통계분석가, 연구원, 예술가 등으로 이뤄진 팀 ‘이노베이션 랩'을 구성해 온·오프라인 통합정보 앱(App)을 개발했다. 이 앱은 매장 안에 들어오는 고객의 프로파일을 판매 점원에게 전송해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IKEA)는 증강현실 앱을 개발해 소비자들이 가상으로 자택에 가구 배치를 해볼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거주 중인 거실과 주방 사진을 3D로 구현한 뒤 이케아 매장 내의 가구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집안의 원하는 위치에 가상으로 배치된다. 소비자의 시간과 돈을 절약해 줄 수 있는 기술이다.

서 교수는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이케아 등 옴니채널을 앞서 도입한 해외 유통기업들은 이미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옴니채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컨텐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마존닷컴은 ‘아마존대쉬버튼'이라는 모델을 지난해 도입했다. 이는 소비자가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이 다 소모되면 물건 근처에 부착된 버튼을 눌러 주문이 가능한 기술이다. 이 기술로 아마존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제치고 소비자들을 끌어 모았다.

특정 상품에 전문화된 구성도 강조했다. 서 교수는 "장기 불황이 지속된 일본의 경우 남성 전용 백화점이나 칫솔 종류만 300개가 넘는 노인 전용 백화점을 흔히 볼 수 있다"며 "일본에서 살아남은 유통업체들은 모두 전문화된 업체들"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발표 전문

이번 1세션을 통해서 살펴볼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시장에서 왜 좋은 제품도 팔리지 않는가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물건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객수가 줄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옴니채널이 성장전략이 될 수 있는가를 살펴보겠다.

한국 소비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면 우선 1970년대 이후에는 인구가 늘면서 업종에 상관없이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인구가 잘 늘지 않고 있다. 2030년에는 인구가 늘지 않으면서 결국 나중에는 한반도에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실종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이미 2010년부터 인구가 줄어서 소비시장에서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객수가 감소하는 이유를 살펴보자면 무엇보다 30~54세 주력 소비층이 얼마나 많으냐가 중요한 요소인데 이들이 이미 2002년부터 줄기 시작했다. 이들을 다 합쳐도 2100만 명 수준이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 시장 규제 요소도 있었지만 주력 소비자가 늘지 않는 것이 유통시장이 성장하지 않는 주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객수는 계속 줄어들고 유통시장에 장기 불황이 이어질 것이다.

이쯤에서 객단가를 높이면 된다는 대안이 나온다. 하지만 주력소비층의 가처분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도 함께 발생하고 있다. 2030세대의 고용 불안도 소비 불안을 가중시키는 일 중 하나다. 결론적으로 주력 소비층들은 소비 자신감을 상실했고 앞으로 객수와 객단가 모두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옴니채널을 통해서 소비를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 무엇보다 옴니채널을 운영하는 능력을 뜻하는 '옴니어빌리티(Omni-ability)'가 유통기업의 핵심 능력이 될 것이다. 옴니어빌리티는 옴니채널을 통해서 기업의 매출을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어떤 시간, 어떤 장소, 어떤 디바이스를 통해서라도 쇼핑이 가능해진 것을 의미한다. 기업입장에는 IT테크놀로지 발달로 소비자 접점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는 기회다.

옴니채널을 채택한 유통업체들의 영업 개선도 뚜렷하다. 가장 선제적으로 옴니채널을 마련한 미국 메이시스는 옴니채널을 통해서 성장 모멘텀을 마련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업체들이 이를 빠르게 쫓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이 변화한 것도 옴니채널이 답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단순히 쇼핑이 매장에 가서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대로 시간과 돈을 쓰는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 변하고 있다. 쿠팡같은 소셜커머스 업체가 이론 소비패턴에 기초하기 때문에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손을 들어준 것 아닌가싶다.

옴니채널로 유통혁명을 일으킨 업체들의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자. 옴니채널의 시작은 2012년에 메이시스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메이시스는 옴니채널을 기업 비전으로 세우고 공격적으로 추진했다. 이것이 다른 업체들로 이어져 옴니채널이 유통CEO들이 고민하는 우선 과제가 됐다.

메이시스의 버츄얼 피팅 사례를 보면 100번을 착용해보고 그 중 2~3개를 소비자가 사게 해 매출을 2~3배 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노스스톰의 경우 전 프로세스를 최상의 옴니채널을 구현하기 위해 이노베이션 랩(Inovation Lab)을 운영하고 있다. 시세이도와 세포라도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찾을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해 가상을 통한 소비자들의 구매를 용이하게 만들었다. 가구업체 이케아는 증강현실이 유명한데 자신의 방과 집을 사진을 찍어 이케아의 가구를 배치해볼 수 있게 했다.

결론적으로 옴니채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고 도매업과 소매업의 경계와 국경을 무너뜨리는 유통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 점유에서 소비자의 지갑이나 삶을 점유하는 구조로 소매시장의 경쟁 포인트가 변했다. 모바일은 옴니채널의 최우선 채널로 유통혁명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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