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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 비핵심 계열사 구조조정 '잰걸음' 영진글로벌·이오니아이엔티 계열 제외…시멘트 관련사업 집중

강철 기자공개 2015-08-26 08:21: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5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신양회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설립하거나 인수한 계열사들을 정리하고 있다. 정리된 계열사들은 주력 사업인 시멘트 제조 및 판매와 연관성이 크지 않은 곳들이다. 앞으로 시멘트 관련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성신양회는 최근 2대주주로 있는 영진글로벌 지분 전량(34.72%)을 삼성물산과 부광레미콘에 매각했다. 이번 거래로 2007년부터 추진해 온 충남 당진 시멘트 전용부두 개발·운영 및 고로슬래그 가공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고로슬래그 가공과 당진 전용부두 개발은 성신양회의 핵심 신수종 사업 중 하나였다. 일반 시멘트에 편중된 매출 비중을 낮추는 한편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증대하기 위해서는 고로슬래그미분말, 고로슬래그시멘트, 저발열시멘트 등으로 제품군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었다.

성신양회는 2007년 10월 인천 항만업체인 영진공사, 현대산업개발 등과 함께 영진글로벌을 설립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와의 원재료 수급 체계 구축, 공장 설비 투자 등 슬래그 관련 프로젝트는 성신양회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성신양회와 영진공사는 2011년까지 부두 개발과 공장 건립에 총 830억 원을 투입했다. 성신양회는 자본금 납입 형태로 총 120억 원을 투자했고, 영진글로벌이 한국시티은행으로부터 차입한 230억 원의 시설자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영진글로벌은 2011년 말부터 충청·수도권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슬래그 가공제품을 판매했다. 당진 시멘트 부두가 완공된 후에는 동남아시아(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으로 영업망을 확대했다. 그 결과 2011년 236억 원이던 매출액은 2013년 635억 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매년 저하됐다. 연간 30억~40억 원의 이자비용을 감당할 만큼의 영업이익을 내지 못한 탓이다. 삼표, 현대시멘트 등 경쟁사들이 인근에 슬래그 가공 설비를 증설하면서 전반적인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매출원가가 크게 증가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익성의 저하는 재무구조의 악화로 이어졌다. 영진글로벌은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부채비율은 2040%에 달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성신양회가 보유한 영진글로벌 지분 34.72%의 장부가치는 '0'이다.

성신양회는 영진글로벌의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올해 초부터 사업 철수 수순을 밟았다. 영진글로벌에 투자한 120억 원도 전액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영진글로벌이 최근 우선주(RCPS)를 발행해 조달한 200억 원도 모두 지급보증 채무를 상환하는데 사용했다. 다만 RCPS를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며 재차 영진글로벌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슬래그시멘트와 같은 특수시멘트가 성신양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며 "시멘트 업황이 원체 좋은 만큼 신규 사업을 위한 투자를 늘리기보다 기존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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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는 영진글로벌 지분 매각에 앞서 지난해 플라스틱 압축기 제조 계열사인 이오니아이엔티 지분도 전량 처분했다. 이오니아이엔티 역시 실적 악화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터였다.

이오니아이엔티의 주력 사업인 플라스틱 압축기, 기계 설비는 성신양회가 2000년대 중반부터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진출을 검토하던 사업 영역이다. 이오니아이엔티 외에 유사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터보기계, 오이솔루션 등에도 소수 지분을 투자했다.

성신양회는 2011년 7월 이오니아이엔티 지분 29.4%를 취득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2013년엔 전환사채(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율을 73.9%까지 높였다. 지난 해에는 무상감자와 추가 출자를 단행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오니아이엔티는 이후 매년 적자를 내는 등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폐플라스틱 재질별 자동분리 기술의 국내 도입이 늦어지면서 계획했던 수준의 설비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결과였다.

성신양회는 이오니아이엔티의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약 4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도 모두 손상차손에 반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신양회가) 전환사채를 인수한 후 주식으로 전환하는 형태로 중견 제조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며 "2000년대 후반 경영권을 확보했던 오이솔루션도 이오니아이엔티를 처분하기 전에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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