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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환위험 관리, 'CEO'가 직접 챙겨야" [2015 더벨 경영전략 포럼]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적정 환헤지로 수익 변동 최소화"

강철 기자/ 김창경 기자공개 2015-08-28 10:29: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7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율이 어떻게 변할 지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례로 지난 2~3년 간 꾸준한 강세를 보이던 원화는 2014년 하반기 돌연 약세로 돌아섰고, 이로 인해 많은 국내 기업들이 환율 정책을 수정해야 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에 맞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들은 어떤 헤지(Hedge) 전략을 짜야 할까.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사진)은 2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5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환율이 불리하게 작용했을 때 예상되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환위험 관리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외환 결제 시점 매칭, 교역 상대국 다변화, 만기 1년 이하의 파생생품 이용, 투기적 외환 거래 지양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재무 부서뿐만 아니라 영업파트에서 제품의 가격을 정할 때부터 환위험을 줄이기 위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주체가 돼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환위험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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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위원은 현지 환율 급등 리스크가 높은 신흥국과의 거래가 많은 기업일수록 최고 경영진의 전사적인 환위험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지 환율이 급등할 경우 최고 경영진의 주도로 현지 통화를 차입해 자연적으로 헤지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연구위원은 "신흥국은 선물 환율이 높기 때문에 헤지 비용이 많이 들고, 과도한 헤지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는 리스크도 존재한다"며 "이런 지역의 경우 본사에서 환위험을 직접 관리해야 리스크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효과적인 환위험 관리의 전제 조건으로 △환노출(Exposure) 구조 파악 △환율 영향 측정 △환 위험 대응 방안 수립 △사후 관리 및 내부통제 방향 설정을 들었다. 특히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환율 변동에 의해 매출채권과 매입채무의 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환헤지 상품으로는 통화선물(Futures), 선물환(Forward), 환변동보험 등이 있다. 환헤지 중요성의 증대로 관련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복잡한 상품일수록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손실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단순한 상품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손실을 고정하고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점에서 옵션거래가 선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환헤지를 전혀 하지 않거나 100% 헤지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현금흐름과 외화 유입액 추이를 살펴본 후 적정한 비율을 산정해 환헤지를 진행해야 수익 변동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헤지 비율을 설정할 때는 외환시장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의 시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발표 전문>

기업들의 해외 활동이 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위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사업적으로 어떻게 대응하는 게 바람직한 지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지금은 강달러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의 향방을 예측하기보다 환율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환위험이 확대됐다. 환율 변화는 수출품의 가격을 변화시켜 매출과 영업성과에 영향을 미치고,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 변화를 초래한다. 과거의 사례를 살펴보면 환율 하락은 장기간에 걸쳐 완만하게 진행되는 반면 상승은 단기간에 급등했다. 1997년 국내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환율 상승 시기에 환위험 관리 실패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기업들이 대거 발생했다. 그만큼 환위험 관리는 기업에 중요하다.

기업의 환위험 관리의 목표는 손실 발생 최소화와 안정적인 수익 확보다. 기업은 환율을 능동적으로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 환 노출을 줄이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만 기업은 환율이 불리하게 변할 때 입을 손실에 대비하는 대신 환율이 유리하게 변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을 포기하게 된다. 미래의 수익과 연동된 부분이기에 최고경영자의 인식, 지원 등이 필요하다.

환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이 환율 변동에 노출된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환율 변동에 따라 미래의 영업 성과와 이미 거래가 발생한 매출채권, 매입채무 등의 가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조사해야 한다. 파악 기간은 향후 1년 정도가 적당하다. 선박 건조 등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조선업의 경우 그 기간을 늘려야 한다.

기업 환노출의 특징은 △사전에 확정된 환노출과 확정되지 않은 환노출 존재 △시간 또는 환율 변화에 따라 환노출의 크기 변화 등으로 요약된다. 각 기업의 환노출 특징에 맞춰 차별적인 환위험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환위험 관리는 가급적 상계(Netting), 매칭(Matching) 등 내부 관리 기법을 우선으로 사용하고, 불충분할 경우 통화선물(Future), 환변동 보험 등 외부 기법을 사용하는 게 좋다. 장기적인 환율 변화를 단기적인 환헤지나 비용 절감 등의 방안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중장기적인 환율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가경쟁력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 판매 기반 강화 등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1970년 이후 엔고가 진행되면서 환위험 대응 방식 및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산업별로 명암이 갈렸다. 자동차 산업은 해외생산 증대 및 고부가가치화 등으로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전자산업은 LCD TV, 스마트폰 등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쇠퇴했다.

신흥국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환위험은 본사 차원의 통합과 분산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신흥국은 높은 선물환율로 헤지 비용이 높아 환헤지에 어려움이 있다. 환헤지 비용이 영업이익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현지통화를 차입해 자연 헤지하는 방안도 있지만 금리가 높을 경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기업의 경우 다양한 지역의 통화를 활용해 환위험을 분산할 수 있지만, 수출국이 다양하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마땅한 수단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이 낙관적인 환율 변화에 기반해 환 관리를 할 경우 실패할 위험이 크다. 글로벌 위기 당시 KIKO의 사례처럼 잘못된 환헤지로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환위험은 적절한 방법으로 평상시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정기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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