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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Forum]强달러시대 '코리아 엑소더스' 대비하라[2015 더벨 경영전략 포럼]美 성장 정체 '출구전략' 효과…불황 속 국내산업 '공동화' 우려

길진홍 기자공개 2015-09-01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7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强)달러' 시대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중국 성장 둔화 여파로 글로벌 시장 달러 강세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업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수출기업 경쟁력 제고 등 긍정적인 효과와 외인 자금 이탈에 따른 자본시장 불안 우려가 교차한다. 내수 침체와 맞물려 대기업 해외 공장 이전 가속화 등 국내 산업 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08_윤덕룡 사회자 1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5 더벨 경영전략 포럼' 사회를 맡은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 선임연구위원>
동시에 최근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본 엔저 정책은 수출기업의 목을 죄고 있다. 미국 출구 전략과 유로존 위기 등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는 기업 생존을 더욱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과연 어떤 전략을 짜고, 대응해야 하는가. 머니투데이 더벨은 27일 '强달러 시대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달러 강세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을 미리 조명하고, 핵심 변수들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5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실물이 아닌 금융 이슈로 야기된 달러 강세 흐름이 우리나라 경제에 중장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기업들이 환리스크를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설비를 해외로 이전시키는 '코리아 엑소더스(Exodus·대탈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현철 부장은 현재의 달러 강세 추이가 과거와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글로벌 경기 호황이 미국 달러 강세를 이끌었지만 최근 달러 평가절상 결정 변수는 실물이 아닌 금융이다.

글로벌 경제의 바로미터인 '미국 경제'는 올 하반기 다시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GDP 성장률도 평균 수준인 2% 중후반 대에 머무를 전망이다. 임금 인상이 제한적이고, 저축률이 반등한 점을 감안할 때 소비 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도 낮다. 미국 제조업 출하 증가율과 산업 생산 역시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하향 추세다.

그럼에도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미국 출구전략 영향이 크다. 미국이 2008년 이후 풀어놓은 자금을 다시 거둬들이기로 결정하면서 미국 달러가 다른 통화 대비 평가 절상되고 있다.

강 부장은 "미국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출구 전략 때문"이라며 "일부 실물 경제가 반영됐다고 하지만 과거 추이를 살펴보더라도 분명 오버슈팅(단기 급등락 현상) 돼 있다"고 말했다.

실물이 아닌 금융 요인으로 인한 달러 강세는 우리 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달러 강세가 일시적으로는 좋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을 고려하면 악재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자동차와 조선 등 제조업 분야의 공동화현상(코리아 엑소더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에 맞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기 위한 헤지(Hedge) 전략도 나왔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환율이 불리하게 작용했을 때 예상되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환위험 관리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외환 결제 시점 매칭, 교역 상대국 다변화, 만기 1년 이하의 파생생품 이용, 투기적 외환 거래 지양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2_포럼 전경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5 thebell 경영전략 Fourum'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열띤 강연을 듣고 있다>

이어 "외환·재무 부서뿐만 아니라 영업파트에서 제품의 가격을 정할 때부터 환위험을 줄이기 위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주체가 돼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환위험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지 환율 급등 리스크가 높은 신흥국과의 거래가 많은 기업일수록 최고 경영진의 전사적인 환위험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지 환율이 급등할 경우 최고 경영진의 주도로 현지 통화를 차입해 자연적으로 헤지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연구위원은 "신흥국은 선물 환율이 높기 때문에 헤지 비용이 많이 들고, 과도한 헤지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는 리스크도 존재한다"며 "이런 지역의 경우 본사에서 환위험을 직접 관리해야 리스크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효과적인 환위험 관리의 전제 조건으로 △환노출(Exposure) 구조 파악 △환율 영향 측정 △환 위험 대응 방안 수립 △사후 관리 및 내부통제 방향 설정을 들었다. 특히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환율 변동에 의해 매출채권과 매입채무의 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Chief Economist)는 미국 금리인상과 출구전략을 우려해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증폭돼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강세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은데, 오바마 정부에서 점차 일방적인 달러 강세의 부작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연준 역시 미국 경기 회복 속도 둔화 등을 우려해 신중하고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달러 강세를 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을 돌이켜보면 오히려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짙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연준 출구전략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매 단계마다 '긴축 발작(Taper Tantrum)'과 같은 충격 영향으로 지엽적인 달러 강세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석을 근거로 장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과 출구전략 등의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 위험에도 불구하고 1100원 대에서 안정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포럼은 기업체와 유관단체 임직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는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 선임연구위원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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