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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금융, 규제 일변도 접근이 문제" [2015 THE NEXT]3세션 토론

윤 동 기자공개 2015-09-18 18:24:49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8일 1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림자 금융을 규제하겠다는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림자 금융의 정의 자체도 확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고쳐야 한다는 시각으로만 바라보면 오히려 시스템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주최한 '2015 더벨 글로벌 컨퍼런스 THE NEXT'에 참석한 마이클 바(Michael Barr) 미시간대 교수와 차오 시(Chao Xi) 홍콩 중문대 교수는 이 같이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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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김용재 고려대 교수, 마이클 바 미시간대 교수, 차오 시 홍콩 중문대 교수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5 더벨 글로벌 컨퍼런스 'THE NEXT' 세션3 'Contemporary Issues in the Financial Regulation-Banking'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시 교수는 그림자 금융에 대한 적절한 규제법을 묻는 질문에 "누구도 답을 내리기 어렵고, 모두가 동의할 답도 없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는 그림자 금융의 정의가 모호해 어디 까지를 그림자 금융으로 보고 규제할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너무 강하게 그림자 금융을 위축시키면 금융시스템 전반적인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동시에 시 교수는 "그림자 금융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하는 문제도 합의되지 않았다"며 "그림자 금융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그림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가 있어 그림자 금융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교수도 이와 의견을 같이 했다. 그는 은행 등 정규 금융기관을 어떻게 규제할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림자 금융을 어떻게 규제할지를 정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교수는 "그림자 금융의 선한지 악한지 하는 문제는 결국 은행의 선악 문제와 동일하다"며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그림자 금융이 나쁘고 은행은 착하다는 이분법이 통용되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의 사회를 맡은 김용재 고려대 교수도 "그림자 금융을 어떻게 규제할지만 몰입하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말씀 같다"며 "그림자 금융의 정의와 규제가 만들어지는 중인데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전문>

김용재-마이클 바 교수님이 전체적인 규제 매커니즘에서 페이즈 체계를 잘 설명해주셨다. 경성법의 페이즈 1과 연성법의 페이즈 2를 거쳐 페이즈 3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IMF 등 기존 페이즈 2 시스템의 기관들도 존재한다. 이들과 FSB 등 페이즈 3 기관이 같이 금융 시스템의 점검을 하게 되는데 어떤 체제가 나은 것 같은지에 대해서 질문 드린다.

마이클 바-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IMF와 FSB 사이에서 흥미로운 점이 이들 관계에서 갈등이나 긴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제가 3개의 단계로 시스템을 정리했는데 이들 시스템에는 각각 뉘앙스가 있다. 페이즈 3는 법의 확장, 국가에게 힘을 실어주는 점이 있다. 이런 부분이 바젤 시스템이 적용이 되는 부분과 공존하는 상황이다. IMF나 FSB는 피어 리뷰(Peer Review) 외에도 유럽 재정위기 등 국제적 상황에 대해서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공존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의 시각이나 장점이 다르기 때문에 공존하면서 장점이 있다. 오히려 하나가 있는 것보다 낫다. 하나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감독당국이 모든 은행을 동일하게 잘 평가할 수 있는 구조적인 방법은 없다.

김용재-차오 교수님께 질문 드리겠다. 그림자금융은 순기능도 있으나 금융 위기가 발생했을 때 시스템에 문제를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하게 규제하자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늘려야 하는데 적정한 방법론이 어떤 것이라고 보시는가.

차오 시-누구도 답을 내리기 어렵고, 모두가 동의할 답도 없는 것 같다. 먼저 그림자금융에 대한 정의 자체가 쉽지 않다. 어디까지를 그림자 금융으로 보고 규제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도 합의가 쉽지 않다. 또 기술적으로 봤을 때 규제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림자 금융이 좋냐 나쁘냐도 (모두가) 일치하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쪽은 그림자 금융이 실물경제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오면 그림자 금융이 위험할 수 있다고 두려워하는 편도 있다. 우선 그림자 금융이라는 단어 자체가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를 강하게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가 그림자 금융에 대해 접근할 때 어렵게 한다.

중국은 그림자 금융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강하게 드라이브 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자산을 그림자 금융에서 은행으로 이동하면 오히려 시스템 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마이클 바-저도 그 의견에 동의한다. 그림자 금융이 선한지 악한지 따지는 것은 결국 은행이 선한지 악한지 모호한 문제와 동일하다. 금융권에서는 2007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그림자 금융과 뱅킹의 선악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다. 단순히 이전과 같이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은행을 어떻게 규제할지를 확실히 정하지 않으면 그림자 금융을 어떻게 규제할지도 지금으로서는 알기 어렵다.

김용재-그림자 금융의 정의가 광범위한 상황에서 어떻게 규제할지만 너무 몰입하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말씀 같다. 그림자 금융의 정의가 변화하는 과정이며 규제도 새로 만들어지는 중이다. 이를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잘 알릴 것인지 하는 문제가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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