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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멤버스'에 담긴 김정태 회장의 리더십 직접 구상한 김정태표 서비스...외환銀노조도 통합에 뜻모아

윤동희 기자공개 2015-10-15 10:05:46

이 기사는 2015년 10월 14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하나멤버스'라는 금융권 최초의 멤버십 제도를 도입했다. 통합 포인트 제도의 일종이라고 평가하기엔 그 의미가 대내외적으로 적지 않아 보인다. 대외적으로 통합 후 '하나'만의 정체성을 부각하기 위한 그룹차원의 첫 차별화 행보로 볼 수 있고 내부적으로는 김정태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재확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임직원들의 주목을 받는다.

하나금융은 하나멤버스를 세상에 내보이는 데 상당한 신경을 썼다. 계열사 거래 실적을 통합해 포인트를 적립하고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이 멤버십 제도는 자칫 다양한 마케팅 도구 중 하나로 묻힐 수 있었다. 그러나 김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주문한 까닭에 런칭 시연회를 하나·외환은행 통합 후 가장 큰 대외 행사로 준비하는 등 상품의 의의가 커지게 됐다.

20151013_하나멤버스 시연회 (1)
지난 13일 KEB하나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에서 네번째)이 그룹 관계사 CEO들과 '하나멤버스' 출시 기념 점등식 세례모니를 갖고 있다.

김 회장은 행사장에서 시연회 개시 직전까지 담당 임원과 행사 진행의 세부적 사안을 챙기느라 분주했다. 시연회 끝에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는 직접 질의응답 시간을 주재하며 서비스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지난달 KEB하나은행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맡긴 했지만 당시 "주인공은 신임 함영주 행장"이라며 박수를 받기를 꺼리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앞으로 멤버십 포인트를 관리할 주체도 하나금융지주가 아닌 하나카드라는 점에서 김 회장의 이례적 행보는 참석자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김 회장은 이날 "우리 나름의 강점을 갖고자 하는 것으로 하나(금융)는 핀테크적으로 앞서가야 하지 않겠냐"며 "이것은 한준성 전무(CFIO)와 2006년도 부사장 때부터 지주에서 같이 해온 업무"라고 말했다. 또 하나멤버스 탄생 배경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가 여기(명동 본점)에서 계속 꽹과리 등을 치며 데모하고 있을 때 생각했다"며 "통합되고 나면 고객에 좋은 것을 드려야 하지 않겠냐는 차원에서 개발됐다"고도 했다.

김 회장의 설명대로 하나멤버스는 김 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구상해온 아이템이다. 거의 9년 만에 빛을 본 셈이다.

그의 이런 이례적 언급과 행보는 그가 행사 중간 두세 차례 '외환은행 노조의 데모'를 언급하자 고개가 끄덕여졌다. 행간에는 외환은행 노조가 제기한 각종 법적 분쟁을 뚫고 은행 통합과 멤버십을 출시하기까지 거쳐야 했던 난관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조기통합 시점이 불투명했을 당시에도 통합 후를 내다보고 서비스 준비에 동참했다는 의미가 있다.

또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향한 그의 의지도 배어 있다. 김 회장은 하나멤버스가 지주계열을 '원 컴퍼니(One Company)'로 모으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간의 갈등을 뒤로하고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극렬한 통합 반대시위를 벌이던 옛 외환은행 노조는 출범 직전·후부터 통합을 방해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 지난 7일 외환은행 노조가 제기한 주총결의의 부존재 확인 또는 취소를 위해 제기한 소송은 모두 각하됐고, 주식교환무효확인 건도 소취하 요청에 따라 모든 소송이 취하된 상태다. 소송 문제 뿐 아니라 내부 문제에 대해서도 옛 외환은행 노조는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인다. KEB하나은행 내부에서는 업무처리 규정이 하나은행 중심으로 통합돼 옛 외환은행 직원의 불편이 커지고 있기도 하다.

특히 옛 외환은행의 강점이었던 외환업무 처리 규정절차까지 하나은행 것을 따르도록 바뀌어 불만이 적지 않다는 게 일부 직원들 전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옛 외환은행 노조는 "규정 등 이 외에 합리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많지만 대외적으로 말씀은 안 드리려고 한다"며 "일단 통합이 잘 되도록 노력하는 데 뜻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발적으로 하나금융 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등 김정태 회장의 리더십을 인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멤버스의 의미는 단순히 포인트 제도를 확장한 새로운 서비스 상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김 회장은 옛 외환은행 및 하나은행 직원간 통합, 그리고 '원 컴퍼니'를 향한 하나금융그룹의 미래 발전 방향까지도 '하나멤버스' 제도 안에 담겨 두려 했을지 모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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