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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 75% 중견사 몫 '리스크 전이' [주택시장 미분양 점검]④부영주택 가장 많아, 입주대란 도미노 '불씨'

김장환 기자공개 2015-11-24 06:28:00

[편집자주]

최근 수년간 아파트 공급이 봇물을 이루면서 미분양 사태와 입주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택시장 훈풍과 전세가격 고공행진에 따른 수요 급증과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으로 청약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건설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미분양 실태를 점검하고, 대처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9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택 공급과잉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미분양 아파트의 절반 이상을 중견건설사가 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에 비해 유동성과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견건설사의 미분양 보유는 주택시장에도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영주택은 압도적으로 많은 미분양 아파트를 보유했다. 우미건설과 호반건설 등도 불 꺼진 집이 적지 않았다. 부동산 시장 훈풍을 기반으로 최근 수년간 공격적으로 주택 공급에 나선 업체들 상당수가 미분양 적체에 시달렸다.

◇ 부영, 동탄서 1468가구 미분양 적체...우미 영종도 트라우마

더벨이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집계한 주택 분양 현황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대형건설사 10곳을 제외한 중견건설사 미분양 아파트는 총 2만 3334가구에 달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3만 1238가구)의 약 75%가 중견건설사에 몰렸다. 자본력이 취약한 중견건설사들이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부영주택은 미분양 아파트가 1468가구에 달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 짓는 '동탄2 부영사랑으로'에서 1042가구의 미분양이 터졌다. 단지 총가구수(2034가구)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동탄2 부영사랑으로는 지난 7월 단행한 초기 분양에 실패한 케이스다. 전국 각지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사업비 증액, 주차시설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입주 예정일이 내년 10월로 준공 전 미분양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주차 문제 등으로 계약자들과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있고, 시의원과 LH까지 앞장서 관련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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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건설은 8월 말 기준 589가구의 미분양 물량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분양이 가장 많은 단지는 인천시 중구에 2010년 분양한 영종우미린2차다. 총 공급량 1287가구 중 251가구가 미분양으로 남겨졌다. 2012년 8월 준공을 마쳤다.

2013년 8월 입주가 시작된 인천시 서구 청라린스트라우스도 공급물량 590가구 중 15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청라린스트라우스는 지하 1층에 지상 41층 규모 아파트 4개동과 지하 2층, 지상 42층 오피스텔 1개동으로 구성됐다.

2011년 3.3㎡당 가격을 인근 시세보다 100만 원가량 낮춰 잔여물량 처분에 나섰지만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으로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최근 인기가 시들한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해소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초기 분양 단계인 단지들도 눈에 띄었다. 올해 4월부터 분양을 시작한 경기도 용인시 우미센트럴파크의 미분양이 161가구로 집계됐다.

최근 수년간 주택 공급을 늘린 호반건설도 미분양이 501가구로 나타났다. 경기도 의정부 민락2지구 호반베르디움은 공급랑(463가구)의 절반 이상이 미분양 상태다. 후속 분양으로 11월 현재 미분양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3.3㎡당 평균 800만 원대에 공급돼 향후 분양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입주예정일은 오는 2017년 10월이다.

충남지역을 기반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한성개발은 서산시 단일 단지에서만 450가구에 달하는 미분양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간 충남 서산 대산한성필하우스는 총 공급물량 780가구 중 절반이 넘는 450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자회사인 한성필하우스 물량을 더하면 총 미분양 수는 664가구에 달한다.

우림건설은 2012년 입주가 시작된 전남 광양시 마동지구 우림필유 공급물량 803가구 중 326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미분양이 발생한 단지는 마동지구와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 우림필유(미분양 1가구) 2곳이다.

요진건설은 초기 분양 실패로 우려를 샀던 경기도 고양시 일산요진와이시티 미분양 물량 대부분을 해소했다. 총 공급물량 2404가구 중 미분양은 18가구에 그쳤다. 입주 예정일은 오는 2016년 6월로, 10~11월 사이 추가 분양으로 대부분 미분양을 털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워크아웃·법정관리 건설사 분양 양호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업체들의 미분양 가구수도 주목된다. 이들 기업 중 미분양을 가장 많이 떠안고 있는 곳은 신동아건설이다.

신동아건설은 경기 고양시 덕이지구 신동아파밀리에(미분양 306가구), 인천 서구 웰카운티(16가구) 등에서 398가구의 미분양을 갖고 있다. 대부분 입주가 오래전 끝난 곳이어서 재무적 부담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고양시 신동아파밀리에는 2011년 2월, 웰카운티는 2012년 4월 각각 입주가 시작됐다. 대규모 미분양 물량을 전세로 돌리면서 자금운용에도 부담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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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덕이지구 신동아파밀리에 조감도.

2010년 10월 워크아웃에 돌입한 남광토건은 미분양을 대거 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 중구와 충북 청주시 소재한 하우스토리는 미분양 물량이 각각 1가구, 48가구에 그쳤다. 자금난을 몰고 온 서울시 구의동 하우스토리는 미분양을 모두 해소했다.

법정관리 후 올해 초 EG건설에 매각된 동양건설산업은 미분양이 20가구에 그쳤다.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 중인 제일건설은 대전시 유성구와 전북 김제 오투그란데 58가구의 미분양을 보유했다. 이들 기업은 법정관리와 워크아웃 과정에서 신규 주택 분양 없이 '재고 떨이'에 주력해 미분양을 대거 해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견건설사들은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미분양 적체로 인해 유동성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부영주택, 우미건설, 호반건설, 우림건설 등의 경우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일부 업체는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다.

올해 연말까지 예상되는 전국 총 공급량은 50만 가구다. 연간 기준 역대 2번째로 많다. 건설사들은 최근 수년간 공급 중단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2~3년 후 대규모 입주대란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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