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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혈액제제 '수직계열화' 구축 원료혈장 확보부터 생산 병행, 파트너 선정 마무리 단계

김선규 기자공개 2015-11-26 08:24:26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4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의 미국 혈액제제 사업 수직 계열화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 건설과 파트너 선정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면서 원료·기술·생산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녹십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허가를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약품은 지난 상반기 미국 임상 3상을 완료한 IVIG-SN는 차세대 혈액제제로 각광받고 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FDA허가 절차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점으로 미국, 캐나다 등 북미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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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IG-SN의 시판허가는 북미시장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혈액원 인수와 캐나다 혈액분획제제 공장 건설을 통해 원료와 생산기지를 확보한 녹십자는 이번 IVIG-SN 허가 신청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유통을 담당할 파트너 선정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혈액제제는 녹십자가 공을 들이고 사업이다. 공급자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경쟁자가 한정돼 있고, 대체재 개발도 쉽지 않다. 선제적인 투자로 혈액제제 수직 계열화가 완성될 경우 진입 장벽을 강화하고, 시장 선점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다.

특히 녹십자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북미지역은 세계 최대 혈액제제 시장으로 시장 규모만 11조 원에 육박한다. 녹십자의 IVIG-SN가 속해있는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다국적 제약사인 CSL, 박스터(Baxter), 리폴스(Grifols)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5조 원에 달하는 시장규모와 높은 판매가격 때문에 부가가치가 큰 시장으로 꼽힌다.

녹십자가 북미진출을 위해 선택한 전략은 수직 계열화다. 원료 생산 판매까지 일련의 과정을 전면에 내세워 빠른 시일 안에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혈액제제 사업의 관건인 혈액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2009년 미국 법인을 세우고 현지 혈액원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미국 법인 GCAM(Green Cross America)은 현재 8개 혈액원을 개원했다. 장기적으로 혈액원을 30개까지 확대해 연간 100만 리터 이상의 원료 혈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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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회사인 GCBT(Green Cross Biotherapeutics)를 통해 100만 리터 규모의 혈장을 분획할 수 있는 혈액분획제제 생산공장을 캐나다에 건설 중이다. 1870억 원이 투자되는 캐나다 생산공장은 퀘벡 투자청으로부터 2500만 달러의 재정지원과 세제혜택을 받았다. 완공 이후에 해마퀘벡((Hema Quebec)과 최소 8년간 혈액제제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캐나다 공장이 완공될 경우 녹십자의 혈액제제 생산량은 215만 리터로 세계 5번째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혈액제제 수직 계열화의 마지막 퍼즐인 파트너 선정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계약내용 갱신을 위해 MOU 체결을 해지한 미국 ASD헬스케어와 IVIG-SN 판권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미국 유통업체들과 구체적인 판권 협의 중이며, 내년 상반기 IVIG-SN 론칭 이전까지 파트너사 선정을 끝낼 계획"이라며 "미국 시장이 크기 때문에 다수의 유통업체와 계약 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직 계열화가 마무리된다면 원가 경쟁력을 비롯해 시장 지배력까지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혈액제제는 원재료를 포함한 제조원가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수직 계열화를 통해 원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실제 3분기 기준 혈액제제 원료인 혈장 구매비용은 980억 원으로 혈액제제 매출액(2311억원)의 42%를 차지한다. 한국보다 원료혈장 조달 비용이 저렴한 미국에서 혈액을 공급받을 경우 원재료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고, 캐나다 공장을 통한 대규모 생산으로 제조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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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는 내년 상반기 IVIG-SN가 시판허가를 받는다면 곧바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캐나다 혈액분획제제 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국내 오창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오창공장의 연간 혈장 처리량은 70만 리터이다. 앞으로 700억 원을 투자해 처리 용량을 120만 리터까지 늘릴 방침으로 혈장 보관소도 증축한다.

녹십자 관계자는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며 "원료 공급과 판매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향후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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