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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T파는 은행신탁, 부가가치 없다" [thebell interview]① 신한은행 신탁연금본부장 인터뷰…"제도대응팀 만들어 유권해석 유도"

서정은 기자/ 김현동 기자공개 2015-12-07 16:20:57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3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신탁은 뇌사(腦死) 상태입니다. 주가연계신탁(ELT), 수시입출금식 특정금전신탁(MMT) 수탁고 늘어나는 게 신탁업 발전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김진영 신한은행 신탁연금본부 본부장(사진)은 다소 강한 어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고꾸라진 은행 신탁은 2004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하 간투법) 시행으로 동력을 잃었고, 이후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계기로 팔다리마저 잃었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본부장_2
김진영 본부장은 "신탁은 창조금융을 구현해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인데 증권사의 랩, 자산운용사의 펀드 등과 뚜렷이 구분되는 규제나 체계가 없다"며 "간투법을 계기로 불특정금전신탁이 금지되는 등 신탁의 영역이 줄면서 본질적인 의미의 신탁을 키워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은행들이 MMT, ELT 위주의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대부분 ELT가 ELS를 신탁이라는 투자기구에 넣기만 할 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부분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은행들이 하고 있는 신탁은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내는 '규모의 경제'일 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고객들의 요구수익률을 맞추는데 한계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탁이 본래의 취지를 찾기 위해서는 신탁업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떼어내 별도의 신탁업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탁업이 금융투자업의 한 업무 단위에 포함된 상황에서 신탁이 복합적이고 창조적인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신탁업은 금융투자업 별 영업행위 규칙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2004년 '신탁업법 개정을 통해 신탁업 영위회사, 신탁가능 재산 범위 및 판매 창구를 확대해왔다. 신탁재산의 경우 금전, 유가증권 및 토지 등 여섯 종류로 제한한 규정을 철폐하여 저작권, 특허권 등 지적재산도 신탁이 가능토록 지원했다.

김 본부장은 "일본은 저금리와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2005~2007년에 걸쳐 신탁업법을 개정해 신탁가능 재산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노력을 해왔다"며 "우리나라도 신탁이 자본시장법에서 벗어나 고유한 영역을 보장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 법 체계 내에서 ELT는 ELS를 선택하는 기능 외에 ELS에 추가적인 가치를 넣지 못하고 있고, 재산신탁의 유언대용신탁 같은 경우에도 위탁자의 전 재산을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이 신탁업자에게 있어야 하는데 서류보관이나 유언장 역할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과거 삼성금융연구소 금융전략팀장을 비롯해 삼성증권 전략기획 담당,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그 만큼 국내 신탁상품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파악이 끝났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그 동안 비은행 권역에 근무해봐서 권역별 생리를 잘 알고 있다. 예전 방카슈랑스 때처럼 은행에 뺏길까봐 걱정하는데 은행이라는 판매 채널을 인정해야 한다. 기획보다는 실제 상품을 구현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태의연한 신탁을 할 생각은 없다. 기존 신탁상품을 키워서 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신탁상품을 은행에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제도대응팀을 만들어 법의 테두리 내에서 활용 가능한 방안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그는 "기존에 할 수 있는 것인데 안 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법적 근거가 없는 것에 대해서는 당국에서 유권해석을 받아 비즈니스를 해나갈 것"이라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고객들의 요구 사항을 채워줄 수 있는 구조화된 상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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