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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단독경영 본격화 [CEO성과평가]특단의 조치 수익성·건전성 회복…사업경쟁력 강화가 숙제

윤 동 기자공개 2016-01-07 10:14:45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5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사진)이 다시 한 번 '단독경영'의 키를 잡게 됐다. 그동안 쟁쟁한 부회장들과 공동경영을 하느라 안살림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독자적으로 회사 전체를 경영할 수 있게 됐다.

차 사장은 2014년 공동경영 전후로 구조조정과 계정재분류 등 특단의 조치를 직간접적으로 지휘하며 한화생명의 수익성과 건전성 회복을 이끌어왔다. 앞으로의 단독경영에서는 본질적인 사업경쟁력을 끌어올려야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사진, 이력

◇재임기간 대부분 선임 CEO와 공동경영

차 사장은 지난 2011년 2월 한화생명(옛 대한생명) 대표이사로 취임 후 만 5년을 채워가는 장수 CEO(최고경영자)다. 그러나 5년 동안 차 사장의 스타일을 뚜렷이 보여주지는 못했다. CEO로 재임하는 동안 신은철, 김연배 부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았기 때문이다.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임기 중 파트너

차 사장이 2011년 막 CEO로 취임했을 당시는 신 부회장의 그늘에 가려있었다. 신 부회장은 한화그룹이 한화생명을 인수한 후 보험사를 맡기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해 온 CEO였다. 2003년 취임한 이후 2013년까지 10년 이상 한화생명을 맡을 정도로 회사와 그룹 내에서 입지가 탄탄했다. 공동대표이기는 하나 신 부회장이 선임 CEO로서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던 상황이었다.

2013년 4월 말 신 부회장이 퇴임하면서는 독자적으로 경영을 할 수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1년 4개월 만에 한화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김 부회장이 공동 CEO로 부임하면서 다시 보조적인 위치로 돌아가야 했다. 김 부회장이 1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지난해 9월에야 다시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나갈 수 있게 됐다.

◇구조조정·계정재분류 단행…실적 회복 이끌어

한화생명 주요 경영지표

차 사장이 취임한 2011년 이후 한화생명은 저금리·저성장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수익성이 매해 악화됐다. 뚜렷한 돌파구가 없었던 보험영업 부문도 매해 시장점유율이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2014년 김 부회장의 부임 전후 한화생명은 구조조정과 계정재분류라는 특단의 조치를 연달아 내리며 분위기 전환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차 사장 역시 2014년 단독경영 기간 동안 구조조정을 스스로 진행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이끌어가는 역할에 집중했다.

2014년 차 사장은 두 차례 진행된 구조조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사업비 절감에 성공했다. 구조조정 이후인 지난해에는 한화생명의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2011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건전성 역시 2014년 만기보유금융자산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전환하는 계정재분류를 단행하면서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렸다. 금리 하락 시기에 계정재분류를 하게 되면 평가이익이 발생해 자본을 확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3년 동안 금리 인상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사실상 최후의 조치로 통용되는 수단이다.

차 사장은 대부분 대형사가 기피하고 있는 계정재분류를 단행해 한화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을 단숨에 80%포인트 가까이 상승시켰다. 이로써 상대적으로 취약하던 건전성 부문에서도 경쟁사인 삼성생명이나 교보생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고위험 투자·양로보험 판매가 리스크

2014년 특단의 조치 이후 한화생명의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가 크게 좋아졌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본질적인 사업경쟁력이 개선됐는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언제든 지표가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우선 지난해 고위험 투자를 크게 늘린 것이 건전성 지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생명은 2013년 대비 해외증권 투자를 두 배 이상, 국내 주식투자도 0.4%포인트 확대했다.

한화생명 운용자산 포트폴리오

한화생명은 과거 RBC비율이 200% 초반 수준일 때도 해외증권이나 국내주식 등 고위험 투자에 집중해 업계 평균보다 높은 운용자산수익률을 올리는 정책을 펴왔다. 2014년과 지난해는 RBC비율이 300%를 넘으면서 이 같은 전략이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고위험 투자는 요구자본의 증가를 불러 RBC비율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크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지난해 판매했던 양로보험 때문에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3.25%의 높은 수준의 최저보증이율을 보장한 양로보험을 3500억 원 이상 판매했다. 이로 인해 2014년 구조조정 여파로 대거 하락한 시장점유율을 반등시키는 데는 성공했으나 역마진 우려가 있어 향후 경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14년 한화생명은 특단의 조치를 통해 겉으로 드러난 수치는 크게 좋아졌으나 내실이 생겼는지는 미지수"라며 "차 사장이 단독경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화생명의 본질적인 사업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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