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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랩 수수료 이슈, 미래에셋證 불똥 랩 수수료, 자의적 해석에 비용처리…환급조치 우려도

최은진 기자공개 2016-01-29 09:55: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7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획재정부가 연금저축 랩어카운트 수수료의 비용 처리 여부에 대한 해석을 유보키로 하면서 퇴직연금 랩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특히 퇴직연금 랩을 가장 적극적으로 판매한 미래에셋증권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 퇴직연금 랩 수수료 비용처리… 미래에셋 "옛 간투법 따랐다"

금융투자업계가 기재부에 공동으로 질의한 부분은 연금저축 랩에 대한 수수료 문제다. 국세청이 연금저축 랩의 투자일임수수료는 소득세법 제20조의3 제1항 제2호에 따라 연금저축 적립금 운용실적에서 차감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은 데 따른 재해석을 요청한 것이다.

증권사들은 랩 수수료를 펀드 수수료와 같이 비용으로 인정해 연금저축계좌 잔고에서 출금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증권사의 예상과는 달리 1년 여의 장고 끝에 결국 그 어떤 해석도 당분간 내놓지 않기로 결정했다. 즉 기재부가 해석을 내놓기 전까지는 국세청의 의견이 유효한 셈이다. 이로 인해 연금저축 랩 출시는 무기한 연기됐다.

문제는 이미 지난 2011년부터 시장에 출시돼 운영되고 있는 퇴직연금 랩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세법의 경우 건별로 달리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랩 수수료 처리에 대한 법적 논리는 연금저축이나 퇴직연금이나 모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상품 모두 출금이 제한되는 '연금'이라는 큰 틀에서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직연금 랩은 지난 2011년 출시된 이후 줄곧 수수료를 운용실적에서 차감하고 있다. 즉 랩 수수료를 비용으로 해석하고 처리한 셈인데, 이는 옛 간접투자자산운용법(현 자본시장법)을 따랐다. 퇴직연금 랩에 추가자금을 납입한 경우에는 수수료를 제외하지 않은 납입금을 세액공제 혜택의 기준으로 삼았다. 수수료를 제외한 자금을 납입기준으로 볼 것인지 원금을 기준으로 볼 것인지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상품을 운용했다는 지적이다.

퇴직연금 랩 상품을 내놓은 증권사들은 미래에셋증권, KDB대우증권, NH투자증권 단 세 곳 뿐이다. 삼성증권 등도 퇴직연금 랩 출시를 준비했으나 법적으로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접었다. 대우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 잔고도 약 10억 원 수준으로 굉장히 미미하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약 5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적극적으로 퇴직연금 랩을 마케팅 해 온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상품 출시 전 퇴직연금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에 퇴직연금 운용에서 일임 계약이 가능한지 여부를 질의했고, '일임은 근퇴법에 별도로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간투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일임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에 당시 간투법에 따라 제도를 운영했다"며 "연금저축 랩 수수료를 어떻게 풀어낼 지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 당국, 한목소리로 '퇴직연금 랩' 이상해…미래에셋증권은 모르쇠

하지만 기재부, 국세청은 물론 노동부도 퇴직연금 랩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연금 계좌이기 때문에 수수료 처리 등에 있어 다른 금융투자상품보다 더욱 신중하게 임했어야 하는데, 자의적 해석과 논리에 따라 상품을 운영했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수수료 징수 방법이 잘못됐다면 조정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의견이고, 노동부는 과거에 나간 회신만으로 수수료 징수 방법 등을 모두 아우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세청 역시 퇴직연금 랩 수수료를 비용으로 처리해 출금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조차 문제가 커지면 환급조치까지 들어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금 랩 수수료를 비용으로 출금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해석이 나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당연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당장 어떠한 쪽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여전히 퇴직연금 랩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퇴직연금 랩 수수료가 0.5~1%로 저렴한 수준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퇴직연금 랩이 적극적 연금 관리라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아직 상품 운용에 대한 확실한 지침이 없어 불안하고도 문제가 많은 상품"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이 '최초 출시'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성급했던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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