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1월 28일 09: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벤처투자 업계에 또 한 번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국내 굴지의 제약사가 벤처투자 업계에 진출하며 '무한 경쟁' 체제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한미약품은 최근 바이오벤처 포럼을 통해 바이오 기업 투자를 담당할 'HM 벤처스(가칭)' 설립 계획을 밝혔다. 국내 수위의 제약사로 도약한 한미약품이 바이오 분야 벤처 연구에 대한 자금 지원과 인수합병(M&A)에 따른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 새롭게 벤처투자로의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과 퀄컴 등 대기업들이 벤처투자사를 속속 설립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미약품의 행보는 낯설지 않다. HM벤처스는 아직 독립 자회사로 운영될지,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로 설립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벤처투자 업력이 길지 않다는 점에서 사내 벤처로 출범될 가능성도 있다.
HM벤처스의 출범 소식에 벤처투자 업계는 기대와 우려 섞인 반응이다. 신약 개발과 빅딜 성사 노하우를 학계나 연구기관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HM벤처스의 출범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초기 연구기관과 벤처투자, 제약사를 잇는 산업내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역량있는 바이오벤처들도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게 됐다. 한계를 보였던 벤처캐피탈들의 투자 확대나 정부의 연구 지원 강화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점 역시 HM벤처스를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물론 기대와 함께 HM벤처스의 성공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벤처투자사로 수익과 산업 육성이라는 전략적인 면을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간 기업 주도로 만들어진 벤처투자사들이 단순히 거래 기업만을 지원했던 관행과 틀도 벗어 던져야 한다.
무분별한 투자가 자칫 추가적인 벤처투자를 가로막거나 과도한 경쟁을 이끌며 밸류에이션의 고평가 논란을 가져오지는 않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 글로벌화에 나서야 하는 바이오 벤처가 투자를 이유로 한미약품의 눈치만을 살피거나 종속되는 경우가 생기진 않을지도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도 HM벤처스의 출범은 분명 새로운 바이오 벤처시대를 여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투자 경험이 적다는 점에서 출범이후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기존 벤처투자 업계와 네트워크를 통해 균형적 투자와 운용의 전략을 갖춘다면 충분히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한미약품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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