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2월 11일 15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조 5401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가운데 1조 1000억 원 가량이 해양 부문에서 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주요 해양 프로젝트에서의 공사손실을 작년에 대부분 반영한 만큼 올해 대규모 실적 악화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6조 2317억 원, 영업손실 1조 5401억 원, 순손실 1조 3632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조선·해양·플랜트 등 핵심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조 단위 적자가 났다.

사업 부문별로 △해양에서 약 1조 1000억 원 △조선에서 약 3000억 원 △플랜트에서 약 1000억 원의 영업손실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영업손실의 약 75%가 해양 부문에서 발생한 셈이다.

해양 부문 손실의 대부분은 △아랍에미레이트(UAE) 나스르 프로젝트(Nasr Full Field Development Package 2) △콩고 모호노르드 부유식원유가스생산설비(Moho Nord FPU) △노르웨이 스파(Spar) 가스생산플랫폼에서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하반기 나스르에서 약 5000억 원의 손실을 잡았다. 모호노르드, 스파에서도 약 3000억 원의 손실을 반영했다. 이들 프로젝트에서만 8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이 났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1월 UAE 국영 석유회사인 '아부다비 해상 유전 운영회사(ADMA-OPCO)'와 나스르 유전에 원유생산 플랫폼 4기를 짓기로 하는 일괄도급(EPCI) 계약을 맺었다. 총 6만 3000톤 규모의 해상 구조물과 해저 케이블 및 전력공급장치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계약금액은 약 2조 원, 인도 시점은 2019년 5월이다.

그러나 설계 과정에서 체인지 오더(Change Order·설계 및 계약 내용의 변경)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로 인해 추가로 공사에 투입되는 비용이 크게 불어났다. 전체적인 공사 규모에 비해 계약 금액이 적었던 것도 공사손실 발생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2013년 프랑스 토탈(Total)과 노르웨이 스타토일(Statoil)로부터 각각 수주한 모호노르드와 스파도 공정 지연으로 인해 총 공사비용이 증가했다. 두 프로젝트 자체적으로 발생한 손실도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나스르 프로젝트의 경우 초기 설계 단계에서 비용을 재산정했고,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적자를 선제적으로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했다"며 "버가딩 가스전(말레이시아), 장크리크 해상유전(인도네시아)에서도 일부 손실이 발생했으나 규모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에 부실을 대거 반영한 만큼 올해 해양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노르웨이 골리앗 FPSO, 영국 Q204 FPSO, 호주 고르곤 LNG플랜트 등 기존에 수주한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인도된 만큼 공사 적체에 따른 비용 발생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달 호주 고르곤의 마지막 LNG 모듈을 인도했고, 나스르 이후로는 초대형 해양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야드의 병목현상이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라며 "실적 악화를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한 만큼 수익성과 생산성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