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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에 팔린 동아원, 신용도 개선은 '미궁' 이희상 회장 경영 관여, 의심스런 트루세일…지배구조 리스크 상존

김병윤 기자공개 2016-03-02 11:22:58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6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동아원이 첫 전환사채(CB)를 발행에 나선다. 이번 CB는 사모방식으로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에 배정된다. 동아원은 과도한 차입금에 워크아웃에 내몰렸고, 신용등급은 CCC0로 추락했다. 동아원은 이번 CB 발행을 시작으로 자산매각 등을 통해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부채 규모가 상당한 만큼 재무구조 개선에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원이 사조그룹에 인수되면서 CCC급까지 내몰린 신용등급 회복의 여지는 마련했다. 하지만 주가 조작·재산 은닉 등 부정 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이 여전히 경영상 연루된 점은 여전히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아원은 지난 23일 600억 원 규모의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 CB의 만기는 5년이며,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동아원의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에 각각 200억 원, 400억 원 어치 배정됐다. 동아원은 주로 회사채를 통해 자금조달을 해 왔다. 하지만 최근 신용등급이 급격히 추락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17일부터 3영업일 동안 신용등급은 B+에서 CCC0로 세 차례나 하락했고, 등급 하향감시대상 꼬리표도 붙어있다.

◇새 주인 찾은 동아원, 재무구조 개선 이룰까

사조그룹은 지난 24일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한국제분과 동아원 경영권 인수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사조그룹은 동아원의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0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83%를 확보했다.

사조그룹은 동아원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동아원은 그 일환으로 미국 코도법인 PET 사업부 등 자산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동아원의 부채 규모는 약 5128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750%다. 부진한 실적과 유동성 자산 대비 2배 정도 규모인 유동성 부채를 감안하면 부채비율 개선은 자산매각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동아원은 사모 방식의 CB를 400억 원 정도 추가 발행할 여지도 남겨뒀다. 동아원 관계자는 "추가 발행되는 CB는 주 회장이나 구주주를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다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조그룹으로의 매각을 통해 신용등급 하락 요인으로 꼽힌 리스크는 상당 부분 해소할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동아원 신용등급을 CCC0로 하향하고,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등재했다. 이때 과도한 차입금 규모 등 재무적인 부분 외에도 한국제분 매각딜 무산 가능성과 회사채 만기도래에 대한 대응책(ABL 발행) 마련 실패에 따른 리스크가 등급 하향 원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등급 하향 당시와 비교해 동아원에 대한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하지만 사조그룹과의 인수 계약 내용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심되는 트루세일…지배구조 리스크 상존

사조그룹은 지난 24일 동아원 대표이사에 이인우 사조그룹 회장과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을 한국제분 공동대표로 임명했다. 매각된 그룹사 회장이 대표이사를 유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은 상당히 우호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이는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의 친분 때문으로 풀이된다. 둘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직접 매각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향후 경영권 분쟁 소지는 적다. 이 회장이 여전히 경영에 관여해 있는 점은 신용도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희상 회장은 자사 주가와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부양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올 1월 2심에서 1심에 이어 유죄를 받았다. 또 이 회장이 워크아웃 전 미국 재산 일부를 자녀에게 넘긴 정황도 포착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성적인 부분은 수치화가 어렵고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지만 신용등급 판단에 고려되는 요소"라며 "부정 행위가 있는 오너(owner)가 경영에 개입하는 경우, 재무구조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투기등급에 머무르게 하거나 등급 하향검토대상에 등재하는 등 신평사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장이 여전히 대표이사직을 유지한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이번 사조그룹의 동아원그룹 인수는 트루세일을 의심할만한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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