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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4조 개막...저금리 시대 투자수단 정착 ①운용사 및 투자자 저변 확대

정준화 기자공개 2016-03-28 09:38: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4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헤지펀드 시장이 4조 원 시대를 열었다. 2011년 말 시장이 열린 지 4년 4개월만이니 그 성과는 괄목할만 하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가 이제는 저금리 시대에 하나의 상품군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과거 기관투자가 위주의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투자 요건이 완화되면서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양적으로만 성장한 것이 아니다. 초창기 롱숏 위주의 헤지펀드와 달리 최근에는 IPO, 가치투자, 글로벌 매크로 등 다양한 전략의 헤지펀드들이 등장하고 있다.

신규 헤지펀드 전문운용사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며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신구 헤지펀드간 치열한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가운데 투자 저변 확대로 헤지펀드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태동기, 옥석 가리기 속 브레인·삼성 '쌍두마차'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열린 2011년말부터 2014년 중순까지 이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1년말 1490억 원이던 총 설정액은 2012년말 1조 299억 원, 2013년 말 1조 7591억 원까지 늘었다. 2014년 중순께에는 2조 8000억 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아주 초창기에는 자산운용업계의 맏형격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시장을 주도했다. 대형사로서 안정적인 수익률과 낮은 변동성을 보이며 자금몰이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중소형 자산운용사인 브레인자산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각각 2012년, 2013년 등장하며 수익률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자문사 시절부터 유명세를 떨친 박건영 대표가 이끄는 브레인자산운용의 헤지펀드들은 20% 안팎의 최상위권 수익률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자산운용의 헤지펀드들은 10% 안팎의 수익률로 브레인에 비해 수익률은 낮았지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운용으로 인정을 받았다.

스타일이 정반대인 두 운용사의 헤지펀드는 시장 점유율 50% 가량을 차지하며 양강체제를 이끌었다.

반면 초반부터 수익률을 내지 못하고 이 시장을 떠난 펀드들도 여럿 생겼다. KB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우리자산운용, KDB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은 헤지펀드 시장 출범 초기부터 뛰어들었으나 수익률 부진에 2013~2014년 펀드를 청산한 케이스다.

헤지펀드

◇'짧았던' 정체기…3조 벽 넘어 4조로

헤지펀드 출범 후 3년여 동안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헤지펀드간의 경쟁이 지속됐다. 그러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던 헤지펀드 총 설정액은 2014년 중순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이 이어졌다.

2014년 2조 8000억 원 수준이던 총 설정액은 2조 5000억 원대까지 떨어졌다. 승승장구하던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첫 시련이었다.

그러나 정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2015년 초부터 자금을 새로 집행하는 기관투자가들이 헤지펀드를 다시 찾았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양호한 성과를 내왔던 헤지펀드가 주목받았다.

2015년 들어 꾸준히 자금이 재유입되면서 6월 총 설정액이 3조 원을 넘어섰다. 기존 터줏대감들을 비롯한 안다자산운용, 쿼드자산운용 등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활약도 컸다.

헤지펀드 시장의 재도약은 계속됐다.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헤지펀드 전문운용사)의 설립 요건이 완화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법 개정 이후 30여개 헤지펀드 전문운용사가 신규 등록했고, 이 중 11개 운용사가 25개 헤지펀드를 선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3조 4034억 원이던 총 설정액은 불과 3개 월만에 6000억 원 가량 증가하며 4조 원을 넘어섰다. 2012년말 13개이던 헤지펀드 전문운용사는 40여개로 늘었고, 헤지펀드 개수도 22개에서 73개로 크게 늘었다.

한국형헤지펀드수익률추이
한국형 헤지펀드 수익률 추이(자료 제공 : NH투자증권)

◇저금리 시대 투자수단 정착…"성장 계속 된다"

헤지펀드 전문운용사 설립 장벽만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최저가입 기준도 기존 5억 원에서 1억 원(레버리지 200% 이상 펀드는 3억 원)으로 낮아졌다.

초창기 연기금, 보험사, 공제회 등의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자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과 달리 개인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셈이다.

각 금융기관의 PB들은 저금리 시대에 하나의 투자 수단으로 헤지펀드를 추천하고 있다. 최근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증권 VIP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리테일 전용 헤지펀드를 만들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헤지펀드도 지난해 말부터 신한은행을 통해 거액자산가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헤지펀드 시장이 기관투자가들과 거액자산가들을 위한 시장이라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헤지펀드 시장이 한 번 더 '빅 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소액투자자들의 참여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업계 안팎의 의견을 반영해 금융위원회는 소액투자자들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 후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의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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