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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잃어버린 10년' 교훈은 사업 재편"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최재원 EY한영 TAS 전무 "성장둔화 한계기업 속출, 변화 서둘러야"

박창현 기자/ 심희진 기자공개 2016-03-30 09:13: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9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재원
<최재원 EY한영 TAS 기업재무전략 전무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기업은 살아있는 유기체다. 산업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꾀한다. 변신 성공 여부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도 갈린다. 저성장 시대, 시장은 기업들에게 다시 한 번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버릴 용기가 있어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업들이여, 변신할 용기가 있는가. 우리 기업들은 지금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최재원 EY한영 TAS 기업재무전략 전무는 29일 머니투데이 더벨 주최로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들도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며 "저성장 덫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확실한 해법은 사업 재편"이라고 말했다.

생존과 성장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데도 기업들이 사업 재편(BPR, Business Portfolio Reorganization)을 꺼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새로운 길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최 전무는 "기존의 여러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다"며 "아울러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재편과 관련된 의사결정은 리스크가 크고 난이도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한번 정체기에 접어들면 다시 회생하기 쉽지 않은 만큼 객관적인 자기 진단을 통해 사업 재편의 기회를 항상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사업 재편을 검토해야하는 상황은 크게 3가지다. 먼저 핵심 사업의 시장 수요가 축소됐을 때 사업 재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스트리밍 서비스 등 디지털 음원 확대로 위기에 처한 음반사들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위협적 경쟁 요소가 출현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한 노키아와 카카오 택시 출시로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콜택시 업계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성공 공식(Success Formula)'이 더는 통용되지 않은 시점에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꾀해야 한다.

최 전무는 "기업의 정체기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업 재편 실행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스크가 큰 사업 재편의 성공 확률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 둬야 한다는 게 최 전무의 설명이다. 그는 "기존 핵심 사업의 인접 영역에서 진출 가능한 사업은 무엇인지, 내재된 'Hidden Asset'을 활용해 진출 가능한 사업은 무엇인지, 인수합병(M&A)시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전무는 사업 재편 우수 사례로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저성장 국면에서 살아남은 주택업체 '다이와하우스'를 꼽았다. 다이와하우스는 저상장 시대가 도래하자 기존 주택 건축·분양 부문은 축소하고, 대신 주택 임대와 관리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또한 레저와 에너지·환경, 금융 등 비관련 영역으로 다각화를 추진하고, 지속성장 가능성이 있는 업체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결과 10년 전과 비교해 일본 니케이지수가 8% 이상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이와하우스 주가는 31%나 올랐다.

최 전무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성장 동력을 잃은 기업들은 사업 재편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최재원 EY한영 TAS 기업재무전략 전무 발표 전문>

최근 4년간 전세계는 유례없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금융위기와 같은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도 3%대 초반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기업의 평균 존속연수가 1935년에는 90년이었으나 점점 줄어 2015년에 15년으로 집계됐다.

생존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GE와 듀폰(Du Pont)은 건실한 장수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GE는 2000년대 사업 포트폴리오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금융업을 지난해 모두 정리하고, 본연의 제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했다. 듀폰 역시 1920년 화약회사로 출발했지만 화학, 신소재, 바이오 등으로 사업 전략을 바꿔 성공했다.

두 회사 모두 BPR(Business Portfolio Reorganization) 전략을 구사한 덕분에 살아남았다. BPR란 수익성이 떨어진 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장래 유망사업을 육성하는 것을 일컫는다.

기업의 정체기는 갑작스럽게 찾아오기 때문에 BPR 실행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핵심 사업의 시장 수요 축소 △위협적 경쟁요소의 출현 △기존 성공공식의 퇴화 등의 요인으로 핵심 사업이 한계에 봉착한 경우 BPR을 추진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BPR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려면 △기존 핵심사업의 인접영역에서 진출 가능한 사업은 무엇인지 △내재된 'Hidden Asset'을 활용해 진출 가능한 사업은 무엇인지 △인수합병(M&A)시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1980년대 형성된 버블이 붕괴되면서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장기 저성장 시대를 보내야 했다. 이후 일본 주택업 판도는 BPR을 실행해 성장절벽을 극복한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로 나뉘었다. 우수 사례인 다이와하우스의 경우 주택이 소유에서 거주 대상으로 바뀌자 서브리스 방식의 주택 임대 및 관리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또한 Hidden Asset을 활용해 레저, 에너지·환경, 금융 등 비관련 영역으로 다각화를 추진하고, 지속성장 가능성이 있는 업체를 적극 인수했다.

한국의 현재 상황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성장 동력을 잃은 기업들은 BPR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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