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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펀드 성공, 김남구 부회장 신뢰 뒷받침" [한국밸류10년펀드 10돌] ⑥ "수익률 나쁠 때가 아니라 비싼 주식 살 때 혼내실 분"

박상희 기자공개 2016-04-28 09:32:29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5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남구 부회장은 기본적으로 자산운용업을 이해하는 사람이고, 가치투자에 대한 개념과 철학이 확고한 분이다. 단 한 번도 성과 나쁘다고 질책을 들어본 적이 없다. 성과가 나쁘면 원칙을 지키느라 고생한다고 오히려 격려를 해주는 분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철저하게 펀드 매니저 '이채원'의 능력에 기대어 설립된 자산운용사다. 가치주펀드라면 '형님'인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출자해 추가 운용사를 설립한 건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의 가치철학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믿음의 중심에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있다. 한국밸류운용을 출범한다는 결정이 알려졌을 때 '무리한 결정'이라고 주위에서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이채원의 가치투자'에 대해 확고한 신뢰와 확신을 가졌던 김 부회장의 뚝심으로 수 개월 만에 한국밸류운용이 설립됐고,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주식)'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매년 10% 수익률 올리는 가치주펀드 운용해보겠다"..김남구 부회장, 흔쾌히 수락

이채원 부사장과 김남구 부회장의 의기투합이 이뤄진 건 2005년 하반기다. 시작은 당시 한국투자증권(합병 이전 동원증권)에서 자기자본을 운용하는 자산운용본부 본부장으로 일하던 이 부사장의 예기치 않은 고백에서 비롯됐다.

김남구부회장 증명(양복)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증권의 고유계정을 운용하면서 6년 간 연평균 40%에 달하는 놀라운 수익률을 달성하며 맹위를 떨칠때였다. 승승장구하던 이 부사장은 돌연 김 부회장에게 운용사에서 펀드를 운용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한다.

"고유 계정 운용에는 펀딩 코스트가 10% 정도 들어가니까 초과수익을 적어도 20%는 내야했는데,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안전하게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가 힘들어졌다. 고유 계정을 운용하던 시기는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 언저리에서 움직이던 때라 주가하락(downside)에 대한 우려가 거의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게 2005년 지수가 1500포인트까지 오르고, 극도록 저평가됐던 주식들이 거의 사라졌다."

주식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전부터 고수익을 올리기가 힘들다고 판단한 이 부사장은 목표수익률을 10%로 낮춰잡았다. 회사 고유계정 자금 운용의 경우 최소 20%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해야 했지만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연평균10%를 목표수익률로 잡는다면 고객의 돈을 잃지 않고 벌수 있을거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 부사장의 겸허한 고백을 들은 김 부회장은 "운용철학을 맘껏 펼쳐보라"며 흔쾌히 신규 운용사 설립을 허락했다. 이 부사장을 포함한 동원증권 자산운용본부 전체가 스핀오프 하는 방식으로 추진된 회사 설립에 주변의 반대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 기류가 심했던 가운데 사실상 김 부회장이 한국밸류운용 설립을 극단적으로 밀어부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래서 애착도 더 갖고 있는 것 같다." 이 부사장의 가치투자 철학을 이해하고 신뢰했던 김 부회장의 추진으로 이 부사장의 고백 이후 6개월도 안돼 한국밸류운용이 설립됐다.

◇ "수익률 나쁠 때가 아니라 운용철학 흔들릴 때가 위기"

아무리 능력이 출중한 직원이라고 해도 회사 오너에게 회사 설립을 제안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터. 이 부사장과 김 부회장의 경우 오너와 회사 직원 간의 피상적인 관계를 넘어선 끈끈한 파트너십이 형성돼 있다는 게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이채원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CIO)
두 사람의 인연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부사장은 "김 부회장과 알고 지낸 게 28년 정도 됐다"고 기억한다. 이 부사장이 동원증권에 입사한 게 1980년 대 후반임을 감안하면 입사 당시부터 김 부회장을 알고 지냈다는 얘기다.

주변인들은 이 부사장의 부친이 동원그룹 고위 임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김 부회장을 알고 지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동원증권으로 입사한 이 부사장은 동원증권과 동원투신운용을 왔다갔다하면서 운용 경험을 쌓아나갔다. 김 부회장이 이 과정을 오래동안 지켜보면서 이 부사장의 소신 있는 투자 철학과 일관된 운용철학에 대해 믿음을 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외환위기 이후 '잃지 않는 투자'를 해보겠다고 마음 먹은 이 부사장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가치주펀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IT버블이 닥치면서 씁쓸한 실패를 맛봐야 했다. 좌절하고 있던 이 부사장에게 다시 한 번 손을 내민 것도 김 부회장이었다. 증권으로 와서 회사 고유계정 운용을 맡아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이 부사장은 이후 연평균 40%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리며 자신을 믿어 준 김 부회장에 화답했다. 이후 역으로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 설립을 김 부회장에게 제안했던 이 부사장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흔들리지 않는 투자 원칙을 고수하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성장주가 득세하는 장에서 수익률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고민을 토로했더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펀드 수익률이 항상 좋을 순 없는 것 아니냐'는 말에 또 한 번 힘을 얻었다. 만약 일시적으로 수익률을 올리려고 비싼 주식을 샀다면 왜 투자 철학을 저버렸냐고 화를 내실 분이다. 현재 수익률이 낮더라도 운용 철학을 고수한다면 언젠간 펀드가 빛을 보겠단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 신뢰가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에게, 또 이 펀드에 가입한 수많은 투자자에게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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