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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우려 번지는 메자닌 펀드 시장 수요 초과 '과열' 양상…"프로젝트 펀드 등장 필요"

이충희 기자공개 2016-05-02 13:48:13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9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 메자닌 펀드가 처음 선을 보였던 지난 2005년 이후 지금까지 투자 손실을 기록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 두개 종목이 디폴트 나더라도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의 평균 수익률이 워낙 높아 펀드 전체에서 손실이 나기가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메자닌 명가로 군림해온 KTB자산운용이 담았던 CB가 얼마전 처음으로 디폴트 선언되며 업계에 과열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다양한 메자닌 플레이어들이 생겨나 소싱(Sourcing)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편입할 물량이 많지 않은 것이 문제다. 여러 운용사, 자문사들 중 투기 등급에 가까운 기업의 메자닌을 담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메자닌 전문 하우스도 투기등급에 투자…'과열'

현재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나노스가 지난해 8월 발행한 CB는 총 80억 원 규모였다. 4년 만기 이자율 3%, 2년 조기상환 조건에 리픽싱(Refixing) 비율 70%로 설정된 메자닌이다. KTB자산운용 30억 원, 기업은행 30억 원, 산은캐피탈 20억 원 등 총 3개 기관이 투자해 모두 손실을 봤다.

나노스가 CB를 발행했던 즈음에는 이미 이 기업의 사세가 기울고 있던 시기였다. 결국 나노스는 작년 당기순손실 271억 원을 기록하며 악화일로로 치달았고 이달 초 디폴트를 선언하고 말았다.

한 자문사 대표는 "나노스가 CB를 발행했던 당시에는 이미 이 기업이 어려워지고 있었다는 것이 뻔히 보이는 상황이었다"며 "편입하기에는 비교적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해 투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TB자산운용이 시장에서 손꼽히는 메자닌 전문 하우스였다는 점에서 나노스 CB 사태는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같은 우려는 KTB자산운용 외에도 에이원투자자문, 시너지투자자문, 히스토리투자자문 등 메자닌 전문 자문사들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IB업계에 딜소싱 네트워크가 다방면으로 뻗쳐있어 다른 운용사들보다 좋은 물건을 편입하기가 수월한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최근 이들이 편입한 메자닌 종목들 중에서는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있는 기업들도 꽤 포진해 있다.

유니슨, 켐트로닉스, 에쓰씨엔지니어링, 한신공영, 드래곤플라이 등이 최근 이 운용사와 자문사들이 편입한 종목들이다. 신용등급을 매긴다면 대부분 투기등급을 받아도 이상할게 없는 곳들이다.

◇디폴트 우려 높아도 운용사 믿을 수밖에…'프로젝트 펀드'가 대안

업계에 나온 메자닌 사모펀드들은 대부분 펀드 매니저가 어떤 종목을 담게될지 모르고 투자해야하는 이른바 '블라인드 펀드'로 설정된다. 실제 'KTB메짜닌사모펀드' 투자자들은 이 펀드에 투기등급으로 봐도 무방한 나노스 CB가 편입된다는 정보를 사전에 고지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위험성이 짙은 메자닌 펀드를 설정할 때 투자자들에게 미리 어떤 종목을 편입해야 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프로젝트 펀드' 등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한창 일어나고 있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메자닌을 찍는 작은 기업들이 특히 디폴트가 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어떤 종목을 담을 것인지를 미리 알고 투자를 해야 '사고'가 덜 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메자닌 펀드에 투자할 때 이 펀드에 어떤 종목이 편입될지를 모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운용사를 고르는 수 밖에 없었다"면서 "특정 종목을 편입하기로 약정하고 설정된 메자닌 펀드가 나오면 오히려 현명한 투자자들을 모집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PB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계속해서 메자닌 펀드의 수익률이 좋게 나왔기 때문에 메자닌이라면 묻지마식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어떤 종목들을 담을 것인지 투자자들에게 미리 알리고 운용을 시작하는 프로젝트 펀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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