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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號, 중심은 '전자' 양 날개는 '금융·바이오' [이건희 와병 2년, 삼성의 변화]③바이오시밀러·헬스케어·전장사업 등 신성장동력 육성

정호창 기자공개 2016-05-09 08:21:00

[편집자주]

오는 10일이면 삼성그룹 오너이자 최고 경영권자인 이건희 회장이 와병에 들어가 경영에서 손을 뗀 지 만 2년이 된다. 동시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들어선 지 2주년이다. 창업 이래 최대 격변기를 맞고 있는 삼성그룹의 변화와 미래상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4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보적인 경쟁력 확보에 우선 순위를 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코어 경영' 방침에 따라 삼성그룹의 포트폴리오와 전략 방향도 변모하고 있다. 재계 전문가들은 이재용 시대의 삼성그룹은 주력인 전자업을 중심으로 금융과 '바이오'로 대변되는 신사업이 양 날개를 이루는 삼각축 구조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성장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후 지난 2년간 비핵심사업 정리에 주력했다. 그 결과 삼성그룹은 40년 이상 영위해 온 화학·방위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고, 현재 광고와 비주력 전자사업 일부도 철수를 준비 중이다. 그룹 전용기와 헬기, 삼성생명 사옥 등 경영활동과 무관한 자산들도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은 국내 대기업 특유의 문어발식, 선단식 경영과 사업 확장으로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 도약과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핵심 사업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만 삼성그룹이 현재의 단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경영활동과 수익 창출에 문제가 없는 화학사업 등을 일제히 정리한 이유다. 그룹의 비핵심사업을 정리해 마련한 실탄으로 주력 사업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을 육성해 선대와는 다른 삼성그룹을 만들어 나간다는 게 이 부회장의 전략이다.

◇중심축 '전자'… 반도체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전장사업 진출 추진

이 부회장 시대 삼성그룹의 중심축은 역시 전자사업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과 시장 지위를 구축하고 있고, 세계 유일의 일관 생산체계와 물류망을 확보하고 있어 이 부회장이 강조하는 '코어 경영'에 가장 근접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자사업에도 일부 손질은 필요하다는 게 이 부회장의 판단이다. 시장 변화 등으로 경쟁력을 잃어가며 도태되고 있는 사업부가 일부 존재해 이를 방관할 수 없는 탓이다. 이 부회장은 빠른 시간 내에 이 같은 환부를 도려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대신 강점을 가진 부문은 더욱 투자를 확대해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리고, 정리된 사업부의 빈 자리는 신사업을 적극 육성해 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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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은 경기도 평택에 2018년까지 15조 6000억 원을 투자해 신규 생산설비를 구축해 경쟁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예정이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추격을 예고하고 있지만 향후에도 삼성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그룹은 약점으로 지적되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아 세계 1위 인텔의 아성을 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자분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신사업으로는 자동차 전장사업과 전지사업이 꼽힌다. 기술 발전과 시장 변화 등으로 전자와 자동차산업의 융합이 활발히 이뤄지며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그간 전자사업에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 시장지위 등을 적극 활용해 다가오는 무인·전기자동차 시대를 선도할 글로벌 사업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 같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말 삼성전자 내부에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전지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삼성SDI는 케미칼사업부 매각을 통해 확보한 2조 6000억 원의 자금 중 상당수를 자동차용 전지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조만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전장사업 진출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부문, 선진화·新성장전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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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사업과 함께 삼성그룹의 양대 기둥으로 꼽히는 금융부문도 '이재용 시대'에 변함없이 주력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경기흐름에 민감한 제조업의 약점과 리스크를 보완하면서 그룹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과거와 달리 사회 변화에 따른 제도 개선, 규제 완화, 기술 발전 등으로 갈수록 산업과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어 과거와 다른 성장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돼 기대를 모은다. 삼성전자 등과의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핀테크 분야에서 삼성 금융사업의 발전과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금융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은 것도 삼성그룹 금융사업 성장에 기대를 갖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밟을 당시 선진 금융시스템에 대한 안목을 높인 그는 삼성의 금융업을 삼성전자와 같은 수준까지 끌어올려 선진화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부회장이 현재 상태로는 변화와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삼성그룹의 금융부문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사업 중 일부의 매각과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 등 주력 계열사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으로 집결시킨 이유 역시 금융사업 재편과 발전 전략 모색을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금융 계열사 경영진에게 중장기 전략과 성장모델 수립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이재용 시대' 이끌 신사업… 반도체 신화 재연할까

전자·금융업과 더불어 '이재용 시대'의 주축이 될 미래 먹거리로는 바이오와 헬스케어 사업이 꼽힌다. 인간의 평균수명 증가로 의료·제약 등 헬스케어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다, 기존 주력 사업인 전자·금융업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도 용이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고도의 정밀성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의료와 헬스케어 기기들은 삼성전자의 기술력, 브랜드 파워와 결합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의료·바이오 제품과 서비스는 보험 등 금융상품과 연계하기도 용이하다.

특히 최근 삼성그룹이 육성에 주력하고 있는 바이오 사업의 경우 △반도체 사업과 유사하게 대규모 투자와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해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 △시장 개화 후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삼성그룹이 추구하는 신사업 전략 방향과 잘 맞아 떨어지는 분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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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3공장 기공식

삼성그룹은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 계열사로 배치해 전폭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인천 송도에 바이오의약품 3공장 건설을 시작했으며 향후 약 3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현재 1000억 원 수준인 바이오 사업 매출 규모가 2020년 1조 8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 산하에 배치한 것은 그만큼 높은 자신감과 의지를 갖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과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역사에 반도체와 휴대폰 성공신화를 남긴 것처럼 이 부회장이 바이오 사업으로 새 역사를 쓰게 될지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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