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형제간 완벽한 '타이밍' 포착, 블록딜 성공 견인 두산엔진 딜, 할인율 8.2% 대우조선과 천지차…두산 펀더멘털 개선도 주효
김병윤 기자공개 2016-05-16 09:29:0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3일 16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그룹 관계사인 삼성증권과 손잡고 두산엔진 지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룹 계열사끼리 완벽한 호흡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앞서 대우조선해양이 두산엔진 지분 블록딜에 나섰다가 한 차례 미매각 사태를 겪은 바 있어 더욱 가치 있는 딜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총 두 차례에 걸쳐 매각을 마치기도 했지만 모두 무려 15%의 할인율을 제시했던 터라 빛이 바랬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성공적인 딜(dael) 배경으로 '타이밍'을 꼽았다. 대우조선해양 경우 유동성 확보에 급한 나머지 조급하게 블록딜을 진행했었다. 당시 두산그룹의 펀더멘털이 크게 악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불운도 겹쳤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주관사 삼성증권과 투자 요인을 이끌어낼만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값진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1일 장 마감 후 두산엔진 지분 981만 5000주(지분율 14.1%)에 대한 블록딜을 실시했다. 할인율은 전 거래일 종가(4140원)에 8.2%가 적용됐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그 결과 삼성중공업은 전량 매각에 성공해 373억 원 가량의 자금을 얻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전체적인 경쟁률은 2대 1이 조금 안 됐다"며 "하지만 살만한 주식이라는 걸 계속 어필한 결과 완판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이번 딜(deal)은 대우조선해양의 두산엔진 지분 매각과 많은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두산엔진 지분 8.06%(560만 주) 매각에 나섰었다. 할인율로 무려 15%나 제시했지만 절반 가량 매각에 그쳤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1월 다시 한 번 블록딜에 나선 끝에 전량 매각에 성공했다. 할인율은 이 때도 15%였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더 낮은 할인율을 제시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두산그룹의 펀더멘털 개선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지속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면서 투심이 크게 위축됐었다"며 "하지만 올들어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와 DST 매각 등이 성사되면서 두산그룹에 대한 투자 우려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올 3월 MBK파트너스는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를 1조 1300억 원에 인수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수정부채비율이 공작기계사업부 매각을 통해 536.6%에서 425.9%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정차입금의존도 역시 63.7%에서 매각 후 58.7%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난달 두산그룹은 두산DST 지분 51%를 한화그룹에 6950억 원에 매각했고, 이달 두산건설 HRSG사업부를 GE파워에 3000억 원에 매각했다. 지난해부터 두산그룹이 구조조정 작업으로 마련한 대금은 3조 6000억 원에 달한다.
두산엔진 자체의 실적 개선도 이번 블록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두산엔진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7억 1900만 원으로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흑자로 돌아섰다.
두산밥캣의 상장 기대감도 한 몫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두산엔진은 두산밥캣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과 두산홀딩스유럽(DHEL) 지분 각각 7242주와 8354주를 두산밥캣에 현물출자키로 했다. 두산밥캣은 신주 1354주를 두산엔진에게 발행할 예정이다.두산엔진은 이번 딜을 계기로 두산밥캣 기업공개(IPO)에서 구주매출을 통한 자금 회수가 가능케 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두산밥캣의 상장 기대감이 올 2~3월부터 투자 심리에 반영됐다"며 "이번 블록딜 마케팅에서도 이 대목을 적극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블록딜의 마케팅에서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두산엔진의 오버행 이슈가 삼성중공업의 블록딜 이후 당분간 없다는 점"이라며 "삼성중공업 블록딜 우려에 두산엔진 주가의 상승 여력이 제한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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