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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ENG, 미청구공사 대금 왜 다시 늘었나 [건설리포트]비중축소 '올인' 불구 올들어 615억 증가, 준공 앞둔 프로젝트 많아

김장환 기자공개 2016-05-19 08:55:0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7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미청구공사 대금이 3개월만에 다시 불어나는 추세로 돌아섰다.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프로젝트들의 공사 청구 대금의 지급을 발주처가 미루면서 비롯된 현상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연결기준 미청구공사 대금은 1조 4257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 1조 3642억 원대였던 미청구공사 대금이 불과 3개월 만에 615억 원 가량 늘었다.

미청구공사 대금 줄이기는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 과제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일부 건설사의 과도한 미청구공사 대금이 한꺼번에 손실로 불거지면서 이로 인한 잠재 부실 우려가 건설사 전반으로 번졌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이 같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일단 미청구공사 대금은 2011년 K-IFRS 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공사진행률을 기준으로 매출을 인식하는 건설공사의 회계처리 특성을 반영해 만들어진 항목이다. 말은 '발주사에 청구되지 않은 공사대금'이지만 실제로는 받지 못할 위험도가 높은 자산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례로 공사기간 5년, 1000억 원대 프로젝트에서 첫해 20% 공사를 진행하면 200억 원대 대금 지급을 발주처에 요청할 수 있다. 발주처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지급을 미루면 200억 원이 전액 미청구공사 대금으로 분류된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미청구공사 대금 우려가 가장 큰 곳 중 하나로 앞다퉈 현대엔지니어링을 꼽았다. 중동 지역에서 공기 연장 현장들이 대거 존재했던 데다 미청구공사 대금 비중 자체도 대기업 건설사 중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많은 탓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에 따라 지난해 미청구공사 대금 비중 축소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2014년 말 1조 5922억 원에 달했던 미청구공사 대금을 1년새 2300억 원 가까이 줄이는데 성공했다. 부실 프로젝트 현장들의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면서 이뤄진 비중 축소였던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미청구공사 대금 확대는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갖은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이는 공사 진행률 90%를 넘어선 현장들에서조차 청구 대금을 제때 받아내지 못한 탓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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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 진행률 90%를 넘어선 현장은 총 8곳으로, 해당 프로젝트에서 비롯된 미청구공사 대금은 총 1555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적으로 가장 많은 미청구공사 대금을 짊어진 공사는 알제리 아인 아르낫 지역의 1200㎿ 규모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다. 알제리 전력생산공사가 발주해 2012년 11월 수주한 공사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곳에서 쥐고 있는 미청구공사 대금은 714억 원에 달한다.

아인 아르낫 발전소 프로젝트는 올해 말로 잡혀있던 준공 시점이 내년 8월까지 크게 밀린 상태다. 지반에 문제가 있어 토목 공사가 수월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비롯된 공기 지연으로 알려졌다. 귀책 사유가 건설사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공사 대금을 제대로 받아낼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오는 28일로 준공 시점이 잡혀 있는 아랍에미레이트 루와이스 윤활기유(Lubricant Base Oil) 플랜트 프로젝트에 얽힌 352억 원대 미청구공사 대금도 주목된다. 공사 진행률이 3월 말 기준 96%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상당 수준의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말로 준공 시점이 잡혀 있던 투르크메니스탄 투르크멘바시 정유 정제소 프로젝트는 인도 시점이 차일피일 밀리면서 공사 잔금을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3월 말 기준 공사 진행률은 92%, 미청구공사 대금은 123억 원으로 잡혀 있다.

공기가 한참 남은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처리시설(UKAN)과 투르크메니스탄 에탄 크레커 프로젝트 등의 미청구공사 대금이 크게 불어나고 있는 추세란 점도 눈에 띈다. 이들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 대금은 3월 말 기준 각각 2505억 원, 2391억 원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공사 진행률이 각각 20%, 42%에 그친다는 점에서 보면 그동안 진행한 초기 공사 대금을 대부분 받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도 이들 공사로 인한 미청구공사 대금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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