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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의 '이유 있는' 대우조선 회사채 투자 올 들어 약 200억 순매수…전문가들 "해운사보다 리스크 낮아"

이승우 기자공개 2016-05-24 16:51:07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0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당국까지 나서 개인들의 조선사·해운사 회사채 투자에 제동을 걸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전 증권사 홈페이지에 상장채권 투자자 유의사항을 공지할 것을 주문했다.

그만큼 개인들이 최근 해운사와 조선사 채권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뜻이다. 10%가 훌쩍 넘는 금리는 개인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리스크를 크게 쥐고 큰 수익을 바라겠다는 쪽이 많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반면 고수익 채권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채권이 있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법정관리행이 유력한 해운회사와 달리 조선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선수금환급보증(RG)이 조선회사 회사채 투자 리스크를 낮추는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개인들, 대우조선 회사채 수백억 매집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들이 순매수한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회사채는 200여억 원에 달한다. 지난 3월말 현재 대우조선 회사채 발행잔액(CP 제외)이 1조 3500억 원으로 비중은 비중이 크지 않지만 절대 규모로 보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대우조선 회사채의 만기는 내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5차례에 걸쳐 분산돼 있다. 그중 잔액이 많은 회사채는 내년 4월 21일(4400억 원)과 2018년 3월19일(3500억 원) 만기인 채권이다.

대우조선 회사채

이 채권들은 발행 당시 금리가 4%를 넘지 않았지만 최근 유통금리가 10~20%에 달하면서 개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잔여만기 1년밖에 되지 않는 채권 역시 금리가 이 정도다. 이른 시일내에 대우조선이 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개인들이 몰리고 있는 것.

증권사 관계자는 "조선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두 자릿수 금리고 잔여만기가 1년 정도라 그 안에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여기는 투자자가 많다"며 "과거 동양 회사채와 달리 리스크를 모두 인지하고서도 투자에 나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외 금융감독당국이 주시하는 회사채는 또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발행한 회사채다. 개인들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회사채를 사들인 규모는 각각 260억 원, 20억 원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사와 다르다", 조선사 법정관리행 힘든 이유 'RG'

조선업과 해운업 모두 업황이 좋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조선사 회사채와 해운사 회사채의 리스크는 다르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우조선 회사채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비해 그나마 리스크가 낮다는 것.

결정적인 이유는 대우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낮다는 믿음 때문이다. 해운 동맹에서 빠지는 게 유력해진 해운사의 경우 용선료 협상마저 결렬되면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 정부도 해운사의 법정관리를 종용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조선사, 특히 대우조선이 법정관리로 갈 경우 부작용이 너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때문에 대우조선의 법정관리는 쉽지 않다는 것.

핵심은 선수금환급보증 즉 RG다. 선박 발주처에서 선수금을 미리 주고 이에 대해 은행들이 보증을 서는 게 RG다. 조선사가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발주처는 선박 수주를 취소하고 곧바로 은행에 RG 콜(call)을 한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가지고 있는 RG 규모만큼 한꺼번에 돈을 물어내야 한다. 그래서 채권단은 아무리 경영상태가 안 좋아도 조선사의 법정관리를 원치 않는다. 은행들이 담보로 잡고 있는 선박은 발주가 취소되면 바로 고철 값이 된다. 그래서 법정관리가 아닌 자율협약으로 돈을 계속 대면서 선박이 건조될 때까지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다. 보유 채권을 한방에 날리느니 긴 시간동안 기다려서 어느 정도는 회수할 수 있는 나름의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 해운사와 조선사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다르다"며 "해운업은 길게 끌고 갈수록 투입되는 돈이 늘어나지만 조선사는 빨리 정리하면 한방에 큰 돈을 날릴 수 있어 길게 끌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이유로 수많은 부실 조선사중 법정관리를 간 기업은 거의 없다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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