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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새주인 쏠리드, '실적 부진+재무부담 가중' 이중고 [Company Watch]1분기 영업손실 178억, 전년比 5.3배 증가… 팬택 지원 목적 차입금도 급증

정호창 기자공개 2016-05-27 08:16:26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6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팬택을 인수한 통신장비업체 쏠리드가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에 고전하고 있다. 팬택이 아직 매출 없이 비용만 발생하는 구조라 모기업인 쏠리드에 영업손실 확대와 자금지원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2분기까지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예정이며, 하반기 이후 전망도 낙관하긴 어려운 상태다.

쏠리드는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46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17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5% 이상 증가했으나, 손실 규모는 535.5% 급증했다.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역시 136억 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손실폭이 6배 가까이 증가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론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8% 가량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해 14억 원 수준의 수익을 거뒀다. 북미와 일본 등 해외사업 매출이 183% 이상 증가해 수익성이 향상된 결과다.

연결기준 매출 규모가 증가한 것은 1월 초 북미 영업·마케팅 파트너인 리치홀딩스(Reach Holdings)를 인수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현지 매출액을 재무제표에 추가 인식했기 때문이다.

매출 확대와 마찬가지로 연결기준 영업손실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 역시 인수합병(M&A)의 결과물이다. 지난해 10월 인수한 팬택이 손실 확대의 주범으로 꼽힌다. 인수 후 현재까지 매출 없이 비용만 발생해 적자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쏠리드는 휴대폰과 사물인터넷(IoT) 사업 진출을 위해 SMA솔루션홀딩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법정관리 중인 팬택의 지적재산권과 인력, 자산 일부를 총 466억 원에 인수했다. 쏠리드의 SMA솔루션홀딩스 지분율은 96%이며, 나머지 4%는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 제조업체인 옵티스가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팬택 운영에 들어가는 자금 규모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쏠리드는 팬택 인수 자금와 운영비 지원을 위해 SMA솔루션홀딩스에 현재까지 총 637억 원을 대여했다. 지난달까지 427억 원을 투자했고, 최근 210억 원을 추가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자체 자금력만으론 지원에 한계가 있어 지난 11일 370억 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해야 했다. 이 때문에 쏠리드의 재무구조는 전보다 크게 약화됐다.

지난해 말 213.9%를 기록했던 부채비율은 올 3월 말 기준 314.8%로 100%p 이상 치솟았고, 차입금 규모는 859억 원에서 1005억 원으로 17% 증가했다. 최근 발행한 전환사채를 포함하면 현재 차입금 규모는 13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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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은 쏠리드 계열사로 편입된 후 스마트폰 신제품 개발에 매진해 현재 최종 테스트 단계를 진행 중이며 다음 달 말 출시를 계획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가중되는 운영비 부담을 덜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인수 당시 500명 수준이던 임직원 규모를 절반 정도로 줄였다.

제품 출시 후 매출 발생이 7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2분기까지는 팬택의 운영비용이 고스란히 쏠리드의 재무제표에 영업손실로 반영될 예정이다.

쏠리드는 3분기부터는 팬택의 독자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으나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스마트폰 시황이 예전같지 않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경쟁이 날로 심화되는 등 시황이 팬택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팬택으로선 플래그십 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수익률이 낮은 중저가 시장을 공략할 수밖에 없는데, 경쟁이 치열한데다 마케팅비 등에서 열세인 상태라 시장 안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쏠리드가 팬택 인수 당시 비전으로 제시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이 불투명한 점도 부담요인이다.

팬택은 자체 디자인과 설계기술 등을 활용해 스마트폰을 개발한 뒤 중국업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해 인도네시아 등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시장을 적극 공략해 2018년 1조 5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하지만 아직 인도네시아 진출과 관련해 협력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당초 계획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도 중저가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다, 중국 업체들이 낮은 제조원가를 무기로 신흥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어 팬택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쏠리드는 시장의 이 같은 불안감을 기술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거 팬택이 추진했던 성장 중심의 사업모델을 전환해 경영전략의 포커스를 안정적 운영에 맞추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 사업을 유연하게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쏠리드는 계열사를 제외한 별도 기준으로 올해 2100억 원의 매출을 통해 25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통신망 고도화로 매출 확대가 어렵지만 성과를 내고 있는 북미와 일본 등 해외 매출 성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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