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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 타워' 존재?…지주사 상장 좌우 [500V 코넥스 상장]④상장시 지주사로 검토…'벤처 얼라이언스' 넘어선 지휘부 역할 필요

양정우 기자/ 현대준 기자공개 2016-06-13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1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백볼트(500V)는 스스로를 '벤처 얼라이언스(연합체, Alliance)'로 규정하고 있다. 척박한 생존의 현장에서 기업공개(IPO)나 자생이 녹록치 않은 벤처 및 스타트업이 '연합군'을 조성하자는 게 기본 콘셉트다.

국내 자본 시장과 벤처 생태계에서 500V가 내세운 얼라이언스 구조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다만 상징적 의미에서 나아가 기존 패러다임을 깰 수 있는 구조인지를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투자 유치와 코스닥 및 코넥스 상장은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상장 절차는 회사의 장미빛 미래를 설득시키는 게 아니라 제도가 제시하는 기준에 스스로를 맞춰가는 작업에 가깝다.

현재 500V는 계열사 13개를 거느린 지주회사(Holding Company)다. 500V가 코스닥이나 코넥스 시장에 입성하려면 한국거래소는 지주사로서 상장할 만한 회사인지를 따져보게 된다.

지주사는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한 회사이지만 단순히 주식을 소유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계열사의 주식을 법적 기준 이상 취득해 의결권을 확보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자회사 주식 보유에 대한 최소한 법적 기준을 마련했을 정도로 지주사가 실질적 지배권을 취득했는지 여부는 제도 근간을 아우르는 핵심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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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주사로서 상장 심사를 통과하려면 모든 계열사를 이끌 수 있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단순히 여러 회사의 지분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할 정도로 사들여 회계상 연결기준 실적에 포함시켰다고 해서 상장할 만한 지주사로 인정받는 게 아닌 셈이다. 앞으로 한국거래소에서는 지주사가 각각 계열사의 내부 사정을 파악하고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사실 여러 스타트업을 단순히 묶기만 했다면 지주사가 상장하는 게 아니라 펀드가 상장하는 구조로 볼 수도 있다"며 "만일 500V와 같은 사업 구조로 상장을 추진한다면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갖췄는지를 금융 당국에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시각에서 시장 일각에서는 500V가 계열사와 단순한 '얼라이언스' 단계에 그친다면 기업공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스닥은 물론 코넥스 시장에서도 연결기준 실적은 어디까지나 정량 평가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여러 회사의 실적을 합산해 상장 기준을 충족했다는 이유만으로 지주사로서 상장하면 비슷한 구조의 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현재 500V는 계열사 13개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지주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지난해 말 기준) 각 비즈니스 영역(로컬비즈니스(O2O), 보험대리 및 중개, 광고서비스, 교육서비스 등) 사이에 내부 매출액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물론 계열사 사이의 내부 거래는 다양한 시너지 효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500V 관계자는 "계열사 간 사업 노하우와 네트워크, 플랫폼 등을 공유하면서 유무형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향후 중장기적으로 실적에 직접 반영되는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열사가 각자 성장 궤도에 올라서기 전까지 500V를 구심점으로 경영 리스크를 나눠지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설립 2년차에 들어선 500V가 지난해 인수합병을 완료한 계열사를 토대로 시너지를 내는 게 무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500V가 '빠른 속도'를 경영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연합체(트랙)를 결성하고 상장을 청구하는 작업을 1년 6개월 안에 소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컨트롤 타워로서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를 거둔 후 상장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선상장 후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의 기능이 아직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면 한국거래소에서는 결국 계열사를 강도높게 점검할 것"이라며 "자회사가 개별적으로 자생할 여력이 있는지를 따져본다는 뜻"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연합체의 의미가 희석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500V측은 시장의 우려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연히 계열사가 개별적으로도 시장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500V가 새로운 구조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난관을 돌파할 만한 전략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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