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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 '직매입사업' 맞불작전 통할까 국내외서 1조 투자유치 추진…소셜커머스 업체와 경쟁

장지현 기자공개 2016-06-09 08:02:1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7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통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SK플래닛이 '직매입 사업'에 힘을 싣고 있지만 당장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티몬·위메프 등 앞서 직매입 사업을 본격화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 업체도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올 1분기 매출 3566억 원, 순이익 256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엔 매출 3681억 원, 순손실 138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매출액은 3.4% 줄었지만 순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SK플래닛의 대규모 수익개선은 사업이 잘돼서가 아니라 지난 2월말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매각에 따른 영향이다. SK플래닛은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15%(379만3756주)를 카카오에 3680억 원에 매각했다. 3680억 원 가운데 1481억 원을 카카오 유상증자에 투자했고 나머지 2199억 원을 현금화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매각으로 현금을 마련한 SK플래닛은 앞서 지난해부터 '유통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숨가쁜 사업구조 개편작업을 진행해 왔다. SK플래닛은 지난해 7월 주문형 동영상 서비스 '호핀(Hoppin)' 사업부문을 분할해 SK브로드밴드에, 10월엔 '네이트' 사이트를 운영하던 SK커뮤니케이션즈 보유 지분 64.5% SK텔레콤에 각각 넘겼다. 올 초엔 오픈마켓 11번가 운영을 도맡아오던 자회사 커머스플래닛을 합병하고 플랫폼 사업부를 'SK테크엑스', T스토어 사업부를 '원스토어'로 각각 인적 분할해 신규 법인으로 떼어냈다. 이어 LBS(위치정보기반 서비스) 사업과 휴대폰 인증 부가서비스 사업을 떼어내 SK텔레콤에 넘겼다.

SK플래닛에 남은 것은 오픈마켓 11번가, OK캐쉬백, 시럽 월렛 등 마케팅 플랫폼 사업이다. 11번가를 중심으로 유통 사업에 집중할 여건을 만든 SK플래닛이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직매입 사업'이다. SK플래닛은 지난 4월 11번가에서 직접 매입한 제품을 판매하는 '11번가 직영몰'을 열고 직매입 영업을 시작했다. 전문 상품기획자(MD) 40여명이 직매입 상품을 선별해 11번가 내 직영몰에서 판매한다. 재고와 사후관리도 11번가가 직접 책임진다. 4월 초엔 경기도 이천에 전용 물류센터를 열었다. 지상 4층, 총면적 3만㎡ 규모로 이마트 보정 물류센터에 버금가는 월 40만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이전까지 11번가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수수료를 챙겨 수익을 내는 '통신판매 중개업'에 집중했다. 하지만 기존 오픈마켓 사업으론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옥션에 밀리고 쿠팡·티몬·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자 '직매입 사업'으로 맞불을 놓으며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문제는 '직매입'으로 당장 외형은 키울 수 있지만 수익은 되레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직매입은 소셜커머스 업체가 제품을 낮은 가격에 직접 사들여 소비자에게 되파는 방식이다. 인프라가 구축되면 장기적으로 수익은 더 크게 낼 수 있지만 판매중개업보다 초기에 물류·관리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특히 경쟁자가 많은 만큼 치킨게임이 격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직매입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 소셜커머스 3사는 연 매출 1조5461억 원, 영업손실은 834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4.7% 증가했지만 영업손실폭도 376.6% 늘었다. 직매입 확대가 수익성 악화에 한몫을 했다. 3사의 상품·제품 (직매입) 매출은 2014년 2338억 원에서 지난해 1조2049억 원으로 415.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수수료 매출은 3981억 원에서 3413억 원으로 14.3% 줄었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직매입을 하면 물류 창고도 운영해야 하고, 재고도 떠안아야 하는 등 관리해야 할 것이 많아진다"며 "특히 상품을 잘 선택해야 악성재고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기존 온라인 업체들은 노하우도 없는 데다 이제 창고를 짓고 포장, 발송, 관리 인원을 확보하는 단계라 비용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업계 내에선 SK플래닛이 투자자 유치작업을 유리하게 끌어나가기 위해 직매입 확대를 통해 외형지표를 개선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상품 판매 중개시 수수료만 매출로 잡히지만 직매입 상품은 전체 판매액수가 매출로 계산돼 외형이 크게 늘어나는 착시효과가 생긴다.

SK플래닛은 올 초부터 국내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조 단위 대의 신규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수립했고 현재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유상증자 주관은 외국계 투자은행(IB)인 BoA메릴린치가 맡았다. 오는 2020년까지 거래액을 12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롯데, 신세계에 이어 국내 3위 종합유통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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