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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 분사 통해 '선택과 집중' 노린다 사업부문별 차별화로 경쟁력 강화…그룹 차원 운용업 확대

김기정 기자공개 2016-06-16 11:35:35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5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이 3개 계열사를 신설, 결국 4개의 운용사로 나뉘어진다. 현 삼성자산운용은 존재감이 뚜렷한 패시브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운용되고 액티브 부문을 둘로 쪼개 각각 별도의 법인을 신설한다. 헤지펀드 사업 역시 별도 분리해 법인을 만들게 된다.

같은 자산운용업이지만 운용 자산과 운용 철학, 직원평가 등이 다른 각 사업 영역을 차별화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분사를 하게 되면 인사 및 성과 체계를 부문별 성격에 맞게 구성, 합리적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 그룹 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자산운용업의 확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부문별 경쟁력 극대화…"액티브 부문, 美 캐피탈그룹과 협업"

회사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번 분사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잘하는 것은 더 잘하고 부족한 부분은 메우겠다는 것. 자금 운용 방식이나 자금 흐름 자체가 액티브에서 패시브로 옮겨가는 글로벌 트렌드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ETF의 급성장이나 인덱스펀드를 주축으로 한 뱅가드운용의 성공 사례 등이 그 예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시장점유율 선두로 존재감이 확고한 패시브 부문은 삼성자산운용의 이름으로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된다. 더불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채권운용 파트와 일임 등의 자산 역시 현재의 삼성자산운용이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 ETF, 인덱스, 채권운용 등을 포함하는 패시브 부문은 삼성자산운용에서 압도적으로 규모가 크다. 운용자산 205조 원 중 140조 원이 일임 자금인데, 이 중 상당 부분이 패시브 성격을 띠는 자금이다.

ETF는 삼성자산운용에서 알짜로 꼽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의 세전 순이익 675억 원 중 ETF사업에서 나온 금액은 200억 원 대에 달했다. 전체의 30%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이 개설된 2002년 사업을 시작한 후 10년 이상 독보적인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액티브 운용 부문은 2개로 분사하게 된다. 대신 해외 유수의 금융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미국 캐피탈그룹 등 최근 잇따른 해외 금융회사들과의 제휴가 같은 선상에서 해석 가능하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대표펀드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78개 펀드 중 1년 기준 펀드 등급이 1등급을 기록한 것은 단 1개에 불과하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캐피탈그룹은 액티브 운용에 상당한 경쟁력을 가진 곳"이라며 "사업부가 별도의 회사가 되면 의사결정을 하거나 협업을 맺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내 입지 확인, 자산운용업 확대…헤지펀드 사업 수혜 예상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중 가장 입지를 굳힌 곳으로 평가받는 곳이 바로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이다. 지난 2013년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의 주식을 대부분 취득하면서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을 한 몸으로 만들고 운용업 중심의 '삼성 금융'이라는 그림이 그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삼성자산운용의 입지가 확고해졌으니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키워야 하게 된 것.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첫번째 과제는 역시 규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생명은 뉴욕과 런던법인을 삼성자산운용에 매각, 삼성자산운용의 글로벌 운용 능력을 키우고 있다. 게다가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현지 금융회사와의 합작을 통한 현지 운용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본진인 국내에서도 규모 확대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했던 것.

하지만 헤지펀드를 포함하는 대체투자와 공모펀드, 일임자산 등 다변화되는 자산과 다양한 투자 기법을 하나의 기준으로 육성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개별 사업별로 나뉘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삼성자산운용 고위 관계자는 "자산운용업을 키워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룹내에서 공감대가 생긴 건 분명한데 사업부문별로 보면 운용자산 뿐 아니라 기법, 철학 심지어 매니저의 성격도 다 다르다"며 "이를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고 육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분사를 통해 가장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부문은 헤지펀드 쪽이다. 국내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성과급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해 상당히 적은 편에 속한다. 지난 4월에는 주식 운용을 총괄했던 김종선 매니저가 미국계 헤지펀드인 밀레니엄 매니지먼트 (Millennium Management)에 스카우트되기도 했다.

국내 매니저가 글로벌 헤지펀드로 이직하는 첫 사례로 제한돼 있는 보상 체계가 주요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헤지펀드 업계에서 삼성자산운용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설정액은 1조 2250억 원으로 국내에서 압도적으로 그 규모가 가장 크다. 전체 펀드 9개 모두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며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사업부마다의 성격이 아무리 상이할지라도 동일한 회사 내에서는 이를 따로 따로 평가하기가 힘들다"며 "분사를 통해 손익 체계를 달리해 부문별 효율성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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