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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IB간 관계변화, 삼성證 '돈독' 신금투 '소원'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삼성, 최근 1년간 최대 고객사로...KB·미래에셋대우, 꾸준한 영업력 '증명'

민경문 기자공개 2016-06-27 15:34:54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2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검찰 수사로 주춤하긴 했지만 롯데 계열사들은 AA급 신용등급을 발판으로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어왔다. 지난 1년간 발행 규모만 보면 SK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KB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는 롯데의 핵심 파트너로서 회사채 발행 때마다 꾸준히 물량을 받아가는 저력을 보였다.

이들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IB가 있다면 삼성증권을 꼽을 수 있다. 작년 삼성 화학계열사를 롯데가 사들이는 '빅딜' 이후 양측 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신한은행이 롯데의 자금줄을 압박하면서 영업 전선에 불똥이 튀기는 형국이다.

◇KB·미래에셋대우, 롯데그룹 비즈니스 '꾸준'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2조 6800억 원어치(10건)의 비금융 일반 회사채(SB)를 발행했다.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이 발행한 여전채까지 포함하면 총 채권 발행 규모는 4조 원을 훌쩍 넘는다. 계열 증권사가 없는 만큼 인수 물량 확보를 둘러싼 IB간 경쟁이 치열했다.

그 중에서도 KB투자증권은 롯데그룹과의 비즈니스에서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해 왔다. 총 5130억 원어치의 물량을 인수해 롯데그룹의 최대 조력자임을 증명했다. 비중만 보면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 조사(4700억 원, 16%)와 비교하면 오히려 더 금액과 점유율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회사채 주관 금액 역시 KB투자증권이 7250억 원으로 1위를 달렸다. SK, GS 등 여타 그룹사와 비교해도 KB투자증권의 영업에 차지하는 비중은 롯데가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4540억 원(16.94%)어치 물량을 인수, 지난 조사(3700억, 13%) 대비 개선된 영업력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1300억 원(4.9%)의 실적으로 점유율이 다소 줄어들었다. 오는 11월 1일 합병이 예정된 양사가 과연 '1+1'의 효과를 낼 수 있을 지는 주목된다. 한국투자증권은 3400억 원의 실적을 기록, 국내 증권사 중에서 네 번째로 롯데와 거래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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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과 소원했던 롯데, 최근 1년 간 최대 고객사로

가장 큰 변화는 삼성증권의 순위 진입이다. 2012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삼성증권이 롯데 계열사 채권을 인수한 사례는 롯데건설 100억 원어치 한 건이었다. 그만큼 양사간 관계가 소원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작년 7월14일 발행한 롯데칠성 회사채를 시작으로 최근 롯데케미칼까지 딜 상당수에 참여하는 저력을 보였다. 총 4430억 원어치(8건)의 롯데 회사채를 인수해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KB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롯데 회사채 주관 실적도 3위였다. 지난 1년간 삼성증권의 최대 고객은 단연 롯데였다.

전문가들은 삼성-롯데간 '빅딜'이 모멘텀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그룹이 삼성 화학 계열사 3곳(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사업부)을 사들이는 대형 거래가 성사된 것. 인수가 3조원에 달하는 국내 화학 업계 최대 빅딜이었다. 양측간 관계 진전으로 삼성증권의 회사채 영업이 보다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관계가 급진전한 상황에서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싼 전방위 수사로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점은 삼성증권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롯데물산과 롯데칠성음료 등이 예정된 회사채 계획을 취소했는데 이번에도 삼성증권의 주관 수임이 유력했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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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눈밖에 난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 때문에"

롯데그룹과의 비즈니스에서 하락세가 뚜렷한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지난 조사에서 4700억 원의 롯데 회사채를 인수해 KB투자증권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만큼 저력을 보였지만 최근 1년 실적은 2300억 원에 그쳤다. 올해 1월 28일 롯데하이마트 회사채 600억 원어치를 인수한 이후 더 이상의 거래는 없었다.

최근 롯데 계열사에 대한 주채권은행 신한은행의 재무정책이 엄격해졌고 이로 인해 양사간 관계가 소원해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롯데 역시 신한금융투자에 회사채 물량을 배분하는 걸 꺼려하게 됐다는 것. 호텔롯데 IPO 인수단에서 신한금융투자가 빠지고 하나금융투자가 선정된 점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지난 1년 간 롯데 계열사 회사채를 단 1원도 인수하지 못했다. 지난 조사에서 1300억 원어치(4.59%)를 인수, 8위에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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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롯데그룹, LG그룹, GS그룹, CJ그룹,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한국전력그룹, 신세계그룹, LS그룹, 4대 금융지주사입니다. 해당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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