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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부족자금 1조...한진해운, 미래 생각해야" '신규자금 지원 無' 원칙 강조, 대주주 압박 해석

윤동희 기자공개 2016-06-23 17:24:38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3일 1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 채권단이 신규자금 지원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현대상선이 채권단 자금지원 없이 자구노력으로 구조조정 9부 능선을 넘은 것처럼 한진해운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족자금 1조 원에 대해 유보적인 자세를 취하는 한진그룹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3일 간담회를 열고 해운사 구조조정 현황에 대해 언급했다. 간담회 직전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업계 1, 2위의 얼라이언스인 2M과 협상을 개시했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동시에 현대상선의 주가는 상한가로 치솟았다. 2M은 시장 점유율 28%로 한진해운이 속한 디얼라이언스(17%) 보다 영향력이 크다.

현대상선은 현재 4개월의 마라톤협상 끝에 5300억 원 규모의 용선료 조정 성과를 냈다. 사채권자 합의도 끝내, 얼라이언스 가입만 마무리되면 1조 3000억 원 수준의 출자전환을 단행하게 된다. 이 경우 부채비율은 200%선으로 낮아지고 선박펀드 협상 대상이 돼 정상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이 회장은 "지난 4개월 동안 (현대상선이) 굉장히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98%쯤에 와있다는 느낌"이라며 "채권단이나 정부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에 대한 발언은 단순히 현대상선의 자구 노력에 대한 격려일 뿐 아니라 한진해운에 대한 압박으로도 해석된다. 한진해운은 유동성 부족으로 벌크선 억류와 각종 비용 체납의 문제를 겪고 있다. 채권단이 파악하는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은 1조 원으로 한진그룹 측에 유동성 문제 해결 방안을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그룹은 추가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지원이 충분했고 추가 지원에 나설 경우 대한항공 등 모기업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회장은 "한진해운도 굉장히 많은 자구 노력을 기울였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은 틀림없지만 부족자금을 자력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향후 구조조정 작업을 감안해 국민혈세 누출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시간이 지나 한진(해운)이 어떤 모습이 될지 한진도 알고 있고 저희도 알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1조 원의 부족자금 중 4000억 원 정도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대상선이 채권단 자금지원 없이 지난 4~5개월 동안 로드맵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시사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진해운은 사업 중요도에 따라 컨테이너선-벌크선-기타 순으로 비용을 지출한다. 모두 현금이 있어야 지급이 가능한 항목들이다. 얼라이언스 탈퇴 트리거를 작동시키지 않기 위해 컨테이너 용선료 지급까지는 마쳤으나 벌크선 대금 납입부문부터는 감당할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진해운은 현재 순수 영업활동으로 적자가 불어나고 있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1분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 1239억 원이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731억 원이다. 이중 유무형자산 처분이익 효과를 제외하면 잔고는 마이너스다.

사실상 신규 수혈 없이는 한진해운이 회생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한진해운 경영이 정상화 될 경우 지원에 나서기로 한 선박펀드에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용선료 조정과 사채권자 합의를 이뤄낸다고 하더라도 내부에 유동성이 없으면 당초 계획한 대로 펀드로부터 금융지원을 받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한진그룹 유동성 지원에 전방위적인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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