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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골드만, 카버코리아 비싸게 사는 이유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中서 '지속 성장' 기대

한형주 기자공개 2016-06-27 10:23:1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3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인캐피탈과 골드만삭스는 카버코리아의 중국 내 성장 모멘텀에 대한 강한 신뢰에 기반해 바이아웃(buy-out)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적정 가치'로 제시된 숫자에 대해 고평가 논란도 일부 제기된다. 다만 카버코리아의 급격한 성장세를 감안해 볼 때 따로 긴 설명이 필요한 수준의 밸류는 아니라는 게 원매자 측 논리다.

23일 M&A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은 카버코리아 경영권 인수 작업을 원만하게 매듭짓기 위해 기존 재무적 투자자(FI)인 벤처캐피탈(VC)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주 초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와 카버코리아 경영진 간 주식매매계약(SPA)은 체결됐다.

VC들이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바이어로서는 이들에게 추후 만족스런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공유하고, 오너 지분 외 어떤 투자자의 소유분을 매입할 것인지 등을 조율할 과제를 안고 있다.

아직 인수 대상 지분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총 50% 이상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중엔 현 경영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상록 대표(지분율 60.17%) 지분이 상당 부분(약 40% 추정) 포함되고 남은 10% 안팎 물량을 FI로부터 취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 관계자들은 카버코리아 지분을 쥔 총 11곳의 VC 가운데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대경창업투자 등이 태그얼롱(tag-along)을 행사, 보유주식을 넘길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번 바이아웃 거래로 자금을 회수하게 될 VC들이 매각가에 크게 불만을 갖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는 카버코리아의 밸류에이션(100% 지분 기준)을 7000억 원대 초반 가격으로 책정해 놓은 상태다. 앞선 미래에셋이나 대경창투가 최초 카버코리아 지분에 투자한 2014년 당시 밸류는 350억 원가량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년 새, 기업가치가 어림잡아도 20배로 뛴 것이다.

오히려 설득이 필요한 상대는 바이아웃 이후에도 지분을 들고 있게 될 나머지 VC들이다. 이들은 카버코리아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오는 10월쯤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를 전제로 올 들어 새로 산정한 카버코리아의 가치는 약 5000억 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고려되지 않은 수치이지만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가 부른 가격과 2000억 원 이상 차이나는 상황에서 함께 지분을 털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더욱이 이번 거래가 성사된 이후에도 베인 등은 IPO를 통해 엑시트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거래소가 문호를 열어놓긴 했으나, 국내 증시에서 PEF가 대주주인 기업이 상장에 성공한 사례는 아직 없다. 그나마 PE가 100% 지분 홀더라면 IPO로 일부를 현금화한 뒤 잔여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처럼 절반가량만 소유하는 형태로는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래저래 향후 제3자 매각을 통한 회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그만큼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 입장에선 VC들에게 카버코리아의 '추가 업사이드'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인수자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카버코리아의 성장 포인트는 중국을 필두로 한 해외 시장 수요다. 지금까진 주로 국내에서, 주요 판로인 TV홈쇼핑이 실적을 견인해 왔다. 카버코리아는 일명 '이보영의 아이크림'으로 홈쇼핑 채널에서 대박을 낸 에스테틱 화장품 전문 브랜드숍 '에이에이치씨(A.H.C)'를 운영하는 회사다.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이보영 아이크림이 방송을 탄 2013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렸다. 2014년도부터는 감사보고서상으로도 매출·이익 신장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 및 순익은 무려 1565억 원, 360억 원으로 예년과 비교도 안될 만큼의 개선세를 보였다.

올해는 상반기 실적만 해도 작년 한 해 숫자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란 게 거래 당사자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매년 200% 이상 성장해 왔고, 올해도 그 정도 퍼포먼스는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관건은 시장 수요 면에서 국내를 압도하는 중국 등에서 얼마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가느냐 여부다.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는 그들처럼 해외 네트워크가 막강한 투자자가 들어와 제대로 관리만 하면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키울 수 있다는 관점으로 이번 딜을 바라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막상 현지 시장에 독자적으로 진출한 토종 브랜드들을 보면 대부분 단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했다 보니 성과가 지속적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현재 '이니스프리' 정도를 빼면 중국에서 2~3년 이상 모멘텀을 이어가는 브랜드가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저력을 인정받은 커버코리아의 경우 체계적인 관리만 뒷받침되면 해외에서도 꾸준히 클 수 있는 브랜드라고 판단했다는 이야기다.

바이아웃 거래임에도 불구,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는 이상록 대표가 카버코리아 경영권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딜을 진행하고 있다. 매매 대상 지분(약 50%)을 감안한 에퀴티 밸류는 3500억~4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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