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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DO가 뜬다"…벤처캐피탈 투자 '집중' 브릿지바이오·란드바이오 등 135억 유치…회사 총원 5명 안팎 '효율적 구조'

양정우 기자공개 2016-07-20 08:22:02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8일 0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벤처업계에 'NRDO(No Research & Development Only)'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바이오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됐지만 국내에서는 바이오 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최근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바이오벤처 가운데 눈에 띄는 업체는 단연 NRDO 기업이다. 바이오브릿지와 란드바이오사이언스가 대표적인 회사로 꼽히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설립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회사 인력도 대표이사를 포함해 각각 5명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 한 달여 간 벤처캐피탈이 이들 회사에 쏟아 부은 투자금은 135억 원에 달한다.

NRDO는 말 그대로 연구(Research)는 하지 않고 오직 개발(Development)만 하는 사업 모델이다. 바이오 사업은 크게 신약 후보물질을 연구하는 단계와 임상시험·기술이전 등 개발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개발 단계만 따로 떼어내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정립한 것이다.

때문에 NRDO 기업을 운영하려면 다른 바이오벤처가 연구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넘겨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특허에 대한 전용실시권을 확보하는 방식을 취한다. 대부분의 바이오 벤처기업은 연구 단계에서 좌절을 겪는 경우가 많다. 만일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선별하는 안목만 있다면 NRDO는 수익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모델인 셈이다.

개발 단계에서도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바이오벤처의 연구개발비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상시험을 모두 CRO(임상시험 수탁기관)에 맡기는 구조를 갖고 있다. NRDO 기업은 별도의 임상 설비와 조직을 보유하는 대신 고정비를 최대한 줄이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을 성사시키는 노하우가 NRDO의 핵심 경쟁력이다.

란드바이오사이언스 비즈니스 모델

NRDO는 '사람 장사'다. 신약 후보물질을 면밀하게 분석할 정도로 바이오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선별 과정을 거친 후보물질에 맞춰 가장 적합한 CRO를 찾아야 하고, 향후 라이선스 아웃까지 성사시키려면 글로벌 제약사에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릿지바이오와 란드바이오사이언스는 모두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바이오벤처 1세대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국내 바이오벤처 최초로 신약을 개발한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창립 멤버다. LG생명과학(옛 LG화학) 연구소에 근무하며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로 기술이전을 이뤄낸 경험이 있다. 란드바이오사이언스의 김규찬 대표는 서울대학교 의학 박사 출신이다. 세계적 기업 머크(Merck)의 미국 연구소에서 글로벌 네트워크 구성원을 맡았던 경력을 갖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업계에서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네트워크 자체를 사업화한 모델로 정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NRDO 업체를 단순한 중개자로 이해하면 곤란하다"며 "무엇보다 라이선스 아웃의 주체가 NRDO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브릿지바이오와 란드바이오사이언스 등 NRDO 기업이 국내에서 뿌리를 내리면 바이오 산업이 단계별로 전문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바이오벤처는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연구 수준은 상당히 향상됐지만 임상시험 이후 과정에서 아직 경쟁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연구 단계와 개발 단계 사이의 간극을 향후 NRDO가 메워줄 수 있는 셈이다.

앞서 브릿지바이오는 LB인베스트먼트와 KB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HB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총 115억 원을 투자받았다. 란드바이오사이언스도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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