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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vs SK, '500억 독감백신 폐기' 전쟁 과잉생산 여파 판매 경쟁 '1년장사', 4가 백신 경쟁 본격화

이석준 기자공개 2016-08-11 10:21:54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9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와 SK케미칼이 '누가 적게 독감백신을 폐기하느냐'의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폐기 처분 규모는 500억 원 가량이다. 특히 양사는 올해 4가 독감 백신을 동시에 내놓으면서 판촉 경쟁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지난해 독감 백신 생산량 1, 2위 업체다.

업계에 따르면, 독감백신은 소위 1년 장사로 불린다. 매년 균주가 달라져 생산한 해에 팔지 못하면 모두 버려야 한다. 때문에 누가 좀 더 폐기 처분을 적게 하느냐의 싸움이 벌어진다.

연간 국내 독감백신 수요량은 1600만~1700만 도즈 규모다. 제약사들은 통상 2000만 도즈 정도를 공급한다. 여기서 300만~400만 도즈 가량이 남게 된다. 1도즈당 3가 백신이 만 원 정도, 4가 백신이 약 1만5000원에 공급된다고 볼 때 대략 500억 원 정도가 폐기 처분된다는 소리다. 이중 상당수는 생산량이 많은 녹십자와 SK케미칼이 떠안게 된다.

녹십자와 SK케미칼
<올해 독감 백신 시장에서 녹십자와 SK케미칼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녹십자는 독감 백신업계의 전통 강호다. 올해도 예년 수준인 900만 도즈 안팎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3가와 4가 백신은 5대5 비율로 공급한다. 3가 백신은 65세 이상 노인 독감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대부분 투입될 전망이다. 4가 백신은 민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녹십자 관계자는 "연간 국내 공급량 중 어쩔 수 없이 반품되는 물량 정도를 빼면 생산량의 대부분이 소요된다"며 "올해는 경쟁이 어느때보다 치열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백신 신뢰도 등을 고려할 때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SK케미칼은 떠오르는 샛별이다. 지난해 400만 도즈 가량을 생산해 360만 도즈 정도를 판촉했다. 독감 백신 시장에 발을 들인 첫해 거둔 성적으로는 이례적으로 뛰어난 성적이다.

차별화는 세포배양백신이다. 녹십자 등 타사의 유정란배양백신과 다르다. 품질의 우위는 따질 수 없으나 SK케미칼은 기존 유정란 방식에 비해 단기간에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달걀 알러지가 있는 사람도 접종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반면 녹십자는 세포배양은 가격이 비싸고 전세계 독감백신의 99%가 유정란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SK케미칼도 녹십자와 마찬가지로 4가 독감 백신을 내놓는다. 역시 세포배양방식이다. SK케미칼이 3가와 4가 백신을 어느 정도 비율로 내놓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NIP에 포함되지 않은 3가 백신보다는 민간 병의원을 공략할 수 있는 4가 백신 공급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은 최근 JW신약과 손을 잡고 독감 백신 판촉에 힘을 쏟고 있다. 녹십자는 단독 영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못 팔면 버려야하는 독감 백신 특성상 생산량은 영업 기밀에 부쳐진다"며 "한쪽의 성공은 한쪽의 아픔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생산량 1, 2위인 녹십자와 SK케미칼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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