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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에서 웹툰으로...유료화 수익모델 창출 [만화투자시장 뜯어보기①] 작품 내 광고 'PPS', 미리보기·완결보기 이익에 투자자 '러브콜'

김나영 기자공개 2016-08-22 08:07: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6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림을 보면 글을 몰라도 내용을 유추할 수 있고, 이미지들의 연결은 인간의 상상력을 무한히 자극한다. 이 같은 콘텐츠 특성을 살려 만화는 산업으로 자리를 굳혔으나 투자 부분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확실한 수익원이 창출돼야 투자에서도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데 지금은 그 변곡점이다."

만화는 접근성이 높은 시각적 이미지와 대사가 결합된 콘텐츠다. 소설과 달리 글을 깨우치기 전부터 볼 수 있고, 공연보다 시공간의 제약이 훨씬 적다.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독자가 생각할 수 있는 폭이 넓고, 형제 격인 애니메이션보다 형식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만화의 기본 형태는 흔히 코믹스로 불리는 종이책이다. 국내 만화는 과거 일본만화 수입 금지시대, 소년·순정 만화전문잡지의 흥망, 성인만화의 신문 연재, 단행본의 도서대여점 진출, 불법 스캔본의 P2P(Peer-to-peer network) 확산이라는 크고 작은 이슈들을 거쳤다.

오랫동안 유지되던 이 종이책의 틀은 PC 및 모바일 기기의 진화와 함께 달라졌다. 웹툰이라는 명칭으로 호흡이 짧아지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이미지로 변모한 것이다. 그림체도 단순화되거나 보다 유연해졌고 소재도 생활밀착형 등 기존 만화가 택하지 않던 틈을 파고들었다.

◇ 포털 웹툰 영향력 확대…코믹스 전문 사이트 '눈길'

이 같은 변화에는 포털이 주도하는 웹툰 섹션과 코믹스를 전면에 내세운 사이트가 공존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의 영향력이 개별 사이트보다 절대 우위다. 초기 사용자의 유입을 위해 생겨났던 만화 페이지를 주요 부문으로 키워간 덕이다.

카카오와 합병한 옛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3년 '만화 속 세상‘으로 포털 웹툰의 시작을 알렸다. 1세대 웹툰 선구자인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 '바보‘는 이 즈음 탄생한 히트작이다.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의 '이끼', '내부자들'도 다음 웹툰 열풍을 이어갔다.

네이버는 2004년 시범 서비스를 거쳐 2005년부터 포털 웹툰 시장에 뛰어들었다. 요일제 웹툰으로 사용자의 유입을 정착시키고 도전만화·베스트도전으로 아마추어 작가의 등용문을 마련했다. 대중의 눈높이로 1차 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해당 작가들은 독자와의 호흡도 뛰어났다.

현재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툰 작가의 70~80%는 도전만화로 시작해 데뷔한 케이스다. 정식연재 전에 이미 스타작가가 탄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실제 수입은 작가의 명성과 다소 거리가 있었다. 다음과 네이버 모두 이때까지 전면 무료로 웹툰을 서비스했기 때문이다.

◇ 콘텐츠 유료화 수익배분, 네이버:작가=3:7

이들 포털과 작가들은 수익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콘텐츠 일부 유료화와 페이지 프로핏 셰어(PPS, 작품 내 광고수익 공유)라는 수익모델을 창출해 냈다. 유료화는 사용자의 급작스러운 이탈을 막기 위해 기존 무료를 유지하되 일부에만 다음 화 미리보기, 완결 다시보기 등을 적용했다. 포털과 작가의 수익배분은 네이버의 경우 3:7로 이뤄진다.

PPS는 작품과 관련한 직간접 광고의 수익을 포털과 작가가 나눠 갖는 형태다. 여기에는 영화나 드라마처럼 홍보할 제품·서비스를 작품에 녹여 표출하는 것도 포함된다. 일종의 만화 속 상품배치(PPL, 간접광고)다. 하단에 표출되는 이미지·텍스트 등 직접광고도 빼놓을 수 없다. 네이버는 2012년 일부 유료화, 2013년 PPS를 시작했다.

수익모델이 자리를 잡아가며 창작자와 플랫폼이 함께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네이버 웹툰에서 지난해 연매출 1억 원 이상을 올린 작품은 10편, 월간 1000만 원 이상을 달성한 작품은 26편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단 1개월 만에 9억 원의 매출을 올린 작가도 탄생했다. 특정 작품은 미리보기를 도입한 지 15일 만에 1억 뷰, 23일 만에 2억 뷰, 2개월 만에 3억 뷰를 돌파했다. 웬만한 중소기업의 연매출을 웃도는 실적에 투자자들이 군침을 흘릴 만하다.

◇ 전면 유료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레진코믹스 주목

다음 웹툰은 네이버 웹툰에 비해 이익이 많이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숨겨진 수익원이 있다. 자회사 포도트리에서 서비스하는 본격적인 유료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다. 웹툰뿐 아니라 웹소설, 웹드라마 등 여러 콘텐츠를 다루는데 지난 1분기 매출은 190억 원을 기록했다. 다음 웹툰은 오는 9월 포도트리에 합류하고 포도트리는 올해 연매출 10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포털 이외의 만화 전문 플랫폼으로는 레진엔터테인먼트를 눈여겨볼 만하다. 2012년 설립된 레진엔터테인먼트는 2013년 레진코믹스로 만화 서비스를 론칭했다. 역시 유료화로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기업가치는 약 2500억 원으로 평가된다. 앞서 일부 벤처캐피탈에서 구주를 인수했으며 지난달 IMM PE로부터 5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눈에 보이는 수익이 발생하자 외부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형태는 제각기 다르지만 대부분 콘텐츠 저작권 구입이 주목적이다. 포털이 작가의 에이전시 역할을 하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이 합작 등으로 러브콜을 보내며 시장을 형성 중이다.

만화업계 관계자는 "만화의 산업적 지위에 비해 투자적 관점의 발달은 늦지만 속도만큼은 빠르다"며 "일부 유료화 모델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향후 전체 유료화 등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면서 파이를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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