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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애널리스트가 본 매각전, 관건은 '가격'사외이사 추천권, 웃돈주고 살까?…자산건전성 핸디캡 '걸림돌'

안영훈 기자공개 2016-08-24 10:05:15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3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점주주 방식을 들고 나온 제5차 우리은행 민영화 시도가 오는 24일 매각공고를 기점으로 본격화된다. 국내 증권사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앞선 4차례의 시도보다 민영화 성사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가격이 최대 관건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정부가 보여 준 자신감 △사외이사 추천권 부여 △우리은행 자체의 실적 개선 등을 민영화 성공의 요인으로 꼽았다. 반대로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들은 △가격 문제 △은행산업 자체의 펀더멘탈 △최대 8% 인수물량 제한 등을 민영화 실패 전망의 근거로 내세웠다.

23일 더벨은 국내 주요 증권사 11곳의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응답한 8명의 애널리스트 모두는 실제 결과는 "며느리도 모르는 일" 이라고 말할 정도로 아직은 조심스럽단 입장을 표명했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애널리스트 3명은 '긍정적 측면'에, 나머지 5명은 '부정적 측면'에 무게추를 실었다.

긍정적 입장을 표명한 애널리스트들은 앞서 4차례나 실패한 정부가 다시 민영화 카드를 꺼내 든 것 자체가 어느정도 되겠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고, 잠재 수요를 확보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A 애널리스트는 "처음에는 매각 공고도 못낼 줄 알았다"면서 "매각 공고를 냈다는 것 자체가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전과 다른 정부의 투자 유도책이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B 애널리스트는 "과점주주 방식 뿐 아니라 정부가 내세운 인센티브인 사외이사 추천권, 예보 MOU 즉시 해지 등을 감안하면 확실히 민영화 가능성이 올라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밸류 가치와 배당수익률 등 우리은행의 경영실적 개선도 민영화 성공 가능성의 한 요인으로 제시됐다.

부정적 입장을 내놓은 애널리스트 5명의 입장은 거의 같았다. 일단 정부의 예상 매각가가 가장 큰 걸림돌이란 지적이다.

현재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는 예상 매각 가격을 입찰 마감 직전에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또 공적자금 원금회수 기준 주가(1만3000원)가 절대적 지표는 아니지만 중요한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우리은행은 주가는 1만400원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공자위가 현 주가보다는 비싸게 팔려 할텐데 과점주주에게 주어지는 사외이사 추천권이 그만큼의 프리미엄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했다.

C 애널리스트는 "지분 4~8% 보유로 우리은행을 컨트롤 할 수도 없다면 차라리 시장에서 우리은행 주식을 사는 것이 낫다"며 "일반적으로 블록딜의 경우 할인해서 매각하는데 우리은행은 할증해서 파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이 애널리스트는 "중국계처럼 경영노하우를 배우려는 등 가격 이외에 알파를 찾는 투자자 아니고서야 누가 들어올까 싶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실적이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자산건전성 등에서 핸디캡을 가지고 있어 시중은행 중에서 뒤쳐지고,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서 은행산업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투자 참여 유도의 걸림돌이란 지적이다.

D 애널리스트는 "우리은행의 주가가 1만원 밖에 안되고 2년간 시가배당률은 5.4%로 투자 측면에서 괜찮아 보일지 몰라도 저금리 저성장 상황에선 은행산업 자체에 희망이 없다"며 "중국쪽에서 관심이 있다고 해도 사드 문제가 걸려 있고, 또 중국정부가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최근 규제하는 측면이 있어 중국쪽 투자를 기대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투자가 관건인데, 현재 은행업은 어느 나라나 힘든 상황"이라며 "일본의 경우 해외쪽에서 돈을 벌어 20년간 죽었다가 조금 살아난 상황인데 내수 중심 국내 은행들의 미래는 밝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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