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02일 08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상용차 전문 캐피탈사 현대커머셜에는 불효자가 하나 있다. 지난 2012년 2월 현대모비스와 함께 각각 34.51%, 56.15% 비중으로 인수한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이하 현대라이프)이다. 현대라이프가 출범 후 4년여째 적자를 내면서 이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현대커머셜은 그동안 지분법 평가손실로 속병을 앓아야 했다.인수당시였던 2012년 말 현대커머셜이 보유한 현대라이프 지분의 평가손실은 118억 원에 달했다. 이를 시작으로 2013년 말에는 378억 원, 2014년 말 224억 원, 2015년 말 54억 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4년간 누적된 평가손실 규모는 774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현대커머셜은 현대라이프 인수 후 행해진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2012년 11월 369억 원, 2014년 6월 401억 원을 쏟아 부었다. 지분율이 34.51%에서 39.65%로 늘어나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
현대라이프의 부진은 현대커머셜의 손익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2010~2011년만 해도 연 평균 600억~700억 원대 당기순이익을 냈던 현대커머셜은 현대라이프를 인수한 2012년 이후부터 순이익 규모가 연 300억~400억 원대로 감소했다.
신용평가사들도 현대커머셜의 등급을 평가할 때 하향 트리거 요소로 현대라이프를 꼽았다. 현대차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과 건전성이 우수한 자동차금융 중심의 자산구조를 가진 현대커머셜에게 현대라이프가 최대 약점으로 부각된 것이다. 신평사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라이프를 가리켜 "현대커머셜의 거의 유일한 리스크"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런 현대라이프가 올 들어 변했다. 작년 상반기 44억 원이던 지분법 평가손실이 올 상반기 35억 원의 평가이익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를 반영한 현대커머셜의 상반기 세전순이익은 583억 원으로 전년 동기(335억 원)대비 74% 급증했다. 지분법 평가손익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이 548억 원으로 전년 동기(377억 원)대비 45.4%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현대라이프의 지분가치가 현대커머셜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는 작년 12월 대만 푸본생명으로부터 자본금 2200억 원을 수혈 받은 현대라이프가 적자규모를 크게 줄이고 회생의 기미를 보인 덕분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작년 상반기 226억 원에서 올 상반기 30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잘하면 금년 안에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다.
현대라이프의 경영상태가 호전되자 현대커머셜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푸본생명이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현대라이프 지분율도 39.65%에서 20.38%로 희석돼 부담을 덜었다. 이제 현대라이프가 흑자로 돌아서기만 한다면 현대커머셜로서는 더 이상 바랄게 없을 것이다. 올해 안에 현대라이프가 효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그로 인해 현대커머셜이 자회사 리스크를 털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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