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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편되는 결제시장]스마트로, KT그룹 편입 효과 '글쎄'과거 'GS 오너일가' 지원으로 성장, 한계 봉착 우려

안경주 기자공개 2016-09-06 09:47:13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5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부가가치통신망(VAN, 이하 밴) 4위 사업자인 스마트로는 KT그룹에 속해 있다. KT그룹이 2011년 비씨카드의 지분 인수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비씨카드 계열사였던 스마트로 역시 KT그룹에 편입됐다.

그러나 업계에선 KT그룹 편입 효과가 나오기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통신사업자인 KT그룹과의 협업 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활발한 활동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로가 다른 밴 사업자와의 경쟁보다는 과거 대주주(GS 오너일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성장해 왔다는 점에서 성장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마트로의 최대주주는 이니텍으로 지분 61.2%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지분 19.9%를 보유한 비씨카드다. 이니텍의 최대주주가 H&C네트워크(57.00%)고, H&C네트워크의 최대주주가 비씨카드(99%)라는 점에서 스마트로는 비씨카드의 자회사이자 증손자회사다.

스마트로 주요 경영실적

◇KT그룹 편입 5년, 효과는?

2003년 밴 사업을 시작한 스마트로는 주유소와 편의점 등 가맹점을 확보하면서 성장했다. 2011년부터 전자결제대행업(Payment Gateway, 이하 PG) 사업자로 등록, 비씨카드와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로의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0년 867억 원이던 스마트로 매출은 지난해 1524억 원으로 7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04억 원에서 171억 원으로 64.2% 증가했다. 2011년 KT그룹에 편입된 만큼 그 효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KT그룹과의 시너지로 볼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다.

스마트로의 지난해 KT그룹과의 거래 규모는 299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0%도 안된다. 특히 비씨카드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 285억 원을 빼면 사실상 KT그룹과 거래가 스마트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오히려 소액·다건의 신용카드 결제가 많아지고 PG사업 진출로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스마트로의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것도 금융당국에서 리베이트를 금지한데 따른 효과로 보고 있다.

밴 사업자인 스마트로가 계열사와의 직접 거래보다는 결제과정에서 카드사와 가맹점을 중계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는 점에서 KT그룹과의 거래 규모만을 갖고 시너지효과를 예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스마트로의 시장점유율이 최근 수년간 정체돼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낮다.

스마트로 상반기 실적비교

스마트로 관계자는 "스마트로의 시장점유율은 최근 수년간 13% 수준"이라며 "밴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결제건수로 계산한다는 점에서 1~2%포인트의 변동이 생길 수 있지만 기존 시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스마트로가 사업 다각화에 나섰지만 KT그룹과 협업을 통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PG사업이다. 간편결제 시장이 확산되면서 PG 사업자들은 네이버, 카카오 등과 연계해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스마트로는 더디게 진행 중이다. KT와 비씨카드에서 출시한 전자지갑 클립(CLiP)에 BC페이를 탑재해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했지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그룹 지원 없으면 성장 한계 직면?

스마트로에 대한 KT그룹의 지원에 관심이 높은 것은 스마트로의 성장 배경 때문이다.

스마트로 지배구조
지난 7월15일 기준 금융당국에 등록된 밴 사업자는 22개사다. 밴 시장에서 스마트로를 비롯해 나이스정보통신 등 소위 '빅5'가 70% 가량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가맹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높아 일종의 양극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상위 업체 대부분이 1980~1990년대 처음 밴 사업을 시작, 오랫동안 영위해 왔다.

이를 감안하면 스마트로는 2003년 밴 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다. 하지만 주유소와 편의점 등 가맹점을 확보하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이는 당시 대주주였던 GS 오너일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스마트로는 2009년6월 이니텍에 매각되기 전까지 허창수 GS 회장 등 오너일가가 79.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GS그룹은 2001년 GS칼텍스(당시 LG칼텍스정유)를 통해 처음 스마트로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범GS 계열인 코스모앤컴퍼니가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2005년 허 회장 등 GS 오너일가에 지분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GS칼텍스 가맹점의 밴 사업자로 지정됐고, GS25 편의점에도 진출했다. 업계에선 GS 오너일가의 전폭적 지원이 없으면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스마트로의 시장 진입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로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 뿐만 아니라 중소형 가맹점도 확보하고 있다"며 "다만 GS칼텍스 등 주우소 가맹점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마트로가 경쟁력에 방점을 두기보다 대주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는 점에서 자칫 성장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스마트로의 성장을 이끌었던 것은 경쟁과 거리가 있었다"며 "간편결제 확대 등으로 밴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로가 앞으로 어떤 성장전략을 가져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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