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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주식은 대박 아이템이 아니다

이길용 기자공개 2016-09-12 08:38:00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6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청담동 주식부자. 그는 화려했다. 30대 초반인 이희진 씨는 어린 나이에 30억 원이 넘는 슈퍼카 '부가티 베이론'을 끌고 다니며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8대가 넘는 고급차, 월세가 5000만 원인 청담동의 화려한 집과 파티 사진은 그의 인스타그램에 팔로어(Follower)를 몰리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소위 흙수저였던 그가 자수성가해서 엄청난 부를 일군 비결을 알고 싶어했다. 그는 적금이나 보험을 들지 말고 장외주식을 사라고 조언했다. 자신만큼 부자가 되고 싶으면 한달에 100만 원을 내고 자신이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에 가입해 추천한 장외주식을 사라고 부추겼다.

2014년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으로 돌아서면서 사람들은 장외주식이 대박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상장 첫날부터 치솟는 주가를 바라보며 장외주식을 사면 그처럼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졌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홀렸고 자신이 가진 모든 재산을 장외주식에 쏟아 부었다.

하지만 장외주식은 그들의 꿈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장외주식을 사자마자 주가는 폭락했고 피해를 본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피해자들이 입은 손실이 1000억 원에 육박했다. 검찰이 그를 긴급체포하면서 이런 허황된 꿈은 신기루로 판명났다. 그는 청담동 주식부자가 아니라 사이트 가입비로 허세를 부린 사기꾼이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으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가 부동산보다 책으로 번 돈이 많았던 것과 상황이 비슷했다.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장외주식을 사고 상장이 되면 대박을 칠 것이라는 허황된 꿈을 꾼다. 장외 시장에서 어떤 가격에 사더라도 상장이 되는 순간 주가는 오를 것이라는 순진한 기대심리에서 발현된 생각이다. 하지만 장외주식도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거래된다. 밸류에이션이 합리적이지 않다면 장외주식의 주가도 폭락한다.

게다가 장외주식은 상장사의 주권이 아니기 때문에 정보도 제한적이다. 상장사는 분기마다 발표하는 실적과 재무제표를 근거로 판단을 할 수 있지만 비상장사는 그런 자료를 찾기 힘들다. 재무제표 자체도 숨길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일반투자자들은 더욱 접근하기 힘들다. 정보 비대칭이 심한 장외주식 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실력을 발휘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와 같은 진입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장외주식 시장은 벤처캐피탈(VC)이나 기관투자가들이 활약하는 영역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장외주식으로 쉽게 대박을 낼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을 일반 투자자들이 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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