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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렌탈사업 재기 노리는 웅진 키스톤PE와 손잡고 동양매직 인수 준비하다 LOI 단계에서 포기

송민선 기자공개 2016-09-20 08:56:23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8일 09: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리한 사업 확장 후유증으로 피땀 흘려 일군 알짜 렌탈사업을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한때 동양매직 인수 준비에 나섰던 사실이 확인돼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웅진그룹은 최근 재무적투자자(FI)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이하 '키스톤PE')를 영입해 동양매직 인수를 검토해오다, 인수의향서(LOI) 제출 직전 발을 뺀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동양매직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지만, 웅진그룹이 과거 그룹의 주축이던 정수기 렌탈사업 재개를 다시 꿈꾸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인수한 MBK파트너스와의 겸업 금지 약정에 따라 2018년 1월까지 국내에서 정수기 렌탈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I까지 찾아 동양매직 인수 가능성을 타진한 것은 웅진이 국내 정수기 시장에 다시 진출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그도 그럴 것이 윤석금 회장이 정수기 사업에 가지던 애착은 컸다. 코웨이는 윤석금 회장이 두 번이나 직접경영을 맡았던 회사로, 어려울 때 다시 돌아와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살렸던 경험이 있다. 윤석금 회장은 코웨이 매각 과정에서 "마음 한구석이 뚫린 것처럼 허전하다. 하지만 기업 경영에서는 언제나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원적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이 옳다 생각했다"는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M&A업계에서는 윤석금 회장이 기업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실제 웅진그룹 계열사를 15개까지 늘리며 자산 8조원, 재계순위 32위 그룹까지 키웠던 윤석금 회장이었다. 하지만 2007년 극동건설 인수 등 무리한 사업 확장 이후 자금 상황이 나빠지자 웅진그룹은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이후에도 그룹 매출 30%에 달하던 우량기업인 코웨이를 매각해야 했다.

그러나 현재 웅진그룹이 보유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크게 쪼그라든 상태다. 현재 보유한 사업영역은 7개에 불과하다. 주력 계열사는 태양광 잉곳 생산업체인 '웅진에너지'와 학습지 업체 '웅진싱크빅' 등 두 개, 기타 다섯 개 계열사로는 △북센 △렉스필드 컨트리클럽 △웅진플레이도시 △웅진투투럽 △웅진릴리에트 등을 두고 있다.

이에 정수기 사업 재개는 어쩌면 윤석금 회장이 가슴에 묻어둔 '히든카드'일지도 모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리고 그간 윤석금 회장의 행보를 보면 정수기 사업 재진출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극동건설과 동반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옛 웅진홀딩스)은 2014년 초 채무의 80%를 조기 상환하고, 정상 기업으로 복귀했다. 당시 갚은 돈은 1조 원을 넘어선다. 여기에 주력 자회사인 웅진씽크빅도 안정적 순이익을 내고 있고, 웅진에너지의 적자 폭도 줄고 있다.

아울러 지분 소유구조상 오너 지배력이 건재하다는 점은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윤석금 회장은 웅진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로 주식을 대규모 감자 당했다. 현재 그는 웅진과 웅진씽크빅, 웅진에너지 등의 주력 계열사 주식 1주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그의 두 아들인 형덕·새봄을 통해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함께 동양매직 인수를 논의했던 키스톤PE는 웅진그룹과 함께 렌탈 산업 재패를 기대했었다며 안타까운 탄식을 토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중간에 발을 빼긴 했지만 여전히 정수기 사업에 관심을 유지하고 있고, 재기를 노리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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