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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이 RA 테스트베드 참여 안한 배경은 시중은행 중 유일 불참 결정…로보어드바이저 사업 차질 불가피

이충희 기자공개 2016-09-28 11:14:01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6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로보어드바이저(RA) 테스트베드 참가 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A 테스트베드 접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3일 코스콤의 테스트베드 사무국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 5개 은행들의 신청서가 대거 몰렸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RA 테스트베드 참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지만, 결국 신청 접수 마감 시한을 앞두고 참여를 결정한 것이다.

테스트베드에 참가하는 5개 은행들은 오는 10월부터 6개월 간 검증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관련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전망이다. 반면 테스트베드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하나은행은 향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일정에 상당부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이 RA 테스트베드 참여를 막판까지 고민했던 것은 처음에는 여기에서 통과한다고 해도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로보어드바이저의 비대면 일임계약이 불허됐고 실계좌를 검증받는 과정에서는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등 업계에서 테스트베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나은행 역시 이런 점들 때문에 테스트베드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테스트베드에 참여한다고 해서 영업 허가를 위한 라이선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서 꼭 지금 신청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어떻게 정착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면서 "올해 초 개발한 사이버PB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데 내년 4월 이후 2차 테스트베드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업계의 거센 실효성 논란 때문이었는지 최근 당국이 테스트베드에 통과한 업체들에게만 이점을 줄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꿔 하나은행은 당혹해 하고 있다. 테스트베드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는 코스콤 측은 지난주께 홈페이지에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RA를 중심으로 건전한 시장질서가 조성될 수 있도록, 테스트베드 미통과 RA의자문·일임행위, 허위·과장 광고 등 불건전 영업행위 감독한다"고 명시한 내용을 공지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향후 테스트베드에 통과하지 못한 업체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을 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테스트베드에 참가하는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처음에는 신청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이 내용이 갑자기 홈페이지에 공지가 되어 무조건 참가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나은행이 테스트베드에 함께 참여할 핀테크 업체를 선정하지 못한 것도 불참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은 각각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인 쿼터백, 디셈버앤컴퍼니, 파운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기로 했다. 타은행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테스트베드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23일 오후부터는 하나은행 내부적으로 파장이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이 작년초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해 만들었던 일종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사이버PB' 실무 담당자들이 최근 교체된 것 역시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PB 개발을 위해 해외 유수 핀테크 업체들과 교류하는 등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투자상품서비스부의 한 차장급 실무진은 최근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테스트베드에서 실계좌 검증을 받으려면 국내 출시된 모든 펀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알고리즘을 짜야한다. 그래서 이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관련업무 담당자가 교체되는 등 내부적으로 로보 사업을 이끌만한 인력이 부재했던 것도 불참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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