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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뼈아픈 '조기 단종' 결정 이유는 [갤노트7 쇼크]시장 신뢰도 추락 최소화 위한 선제 조치… 차기작 악영향 단절 '고육책'

정호창 기자공개 2016-10-11 19:53:18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1일 1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결국 다수의 발화 사건을 일으킨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조기 단종을 결정했다. 국내외 정부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자발적인 선제 조치를 통해 시장 신뢰도 하락을 최소화하고, '갤럭시S8' 등 차기작 출시와 흥행에 미칠 부정적 영향의 연결고리를 단절시키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1일 "최근 갤럭시노트7 소손 발생으로 정밀한 조사와 품질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을 조절하였으나,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갤럭시노트7의 판매 중단에 따라 생산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표 내용에 '단종'이란 표현을 공식적으로 표기하진 않았으나 사실상 갤럭시노트7의 '조기 단종'을 선언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향후 해당 제품의 판매와 생산을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한 만큼 '단종'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확인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의 하반기 전략 기종의 조기 단종을 결정한 것은 출시 이후 연이어 발생한 발화 사고로 제품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 재판매를 통한 시장 지위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9일 글로벌 출시된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이상으로 발화되는 사고가 발생해 출시 2주 만에 리콜이 결정됐다. 삼성전자는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손실을 감수하고 글로벌 출하량 250만 대 전량의 결정을 리콜하며 발빠른 대응에 나서 지난달 19일부터 신제품 교환에 나섰으나, 최근 배터리를 교체한 새 제품에서도 발화 사건이 발생해 궁지에 몰렸다.

리콜 시행 후 현재까지 국내와 중국·대만 등에서 각각 1건 이상, 미국에서 5건의 사고가 보고됐다. 특히 미국에선 항공기 내부에서 발화사건이 발생해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SPC)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AT&T와 T모바일, 버라이즌 등 미국 이동통신사들은 갤럭시노트7의 판매와 교환을 지난 10일부터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10일 국내와 베트남 사업장에서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했으며, 이날 오전 판매와 교환 중단을 결정했다.

이르면 한국 시각 12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CSPC 조사 결과에서 발화 원인이 충격 등 외부요인에 의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삼성전자는 제품 결함 오명을 벗을 수 있다. 하지만 출시 후 이미 수십 건의 발화 사고가 보고된 상태라 소비자의 불안감을 모두 해소하긴 불가능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CSPC 등 국내외 정부기관의 조사 결과 발표 전 갤럭시노트7의 '조기 단종'을 전격 결정한 이유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고육책'을 내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CSPC 조사 결과 발화 원인이 제품 결함으로 밝혀지고, 이에 따른 강제 리콜 명령 등이 뒤따라 수동적인 자세로 제품 회수와 교환, 단종 등의 후속조치를 취할 경우 단기간내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선제적으로 자발적인 '단종' 결정과 제품 교환 조치를 내리면 삼성전자로선 브랜드파워와 기업 이미지, 제품 신뢰도 하락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생산과 판매 중단을 자발적으로 결정한 데 대해 엘리엇 케이 CSPC 위원장은 "합당한 조치이며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단한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 소매업체의 안전을 위한 주도적 역할에 감사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노트7을 통해 그동안 시장에서 쌓아왔던 브랜드파워와 신뢰도를 적지 않게 상실했다"며 "사태를 조기 수습하지 못할 경우 차기작인 '갤럭시S8'은 물론 스마트폰 사업 전체에 상당기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해 발화 원인 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갤럭시노트7의 '조기 단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갤럭시노트7의 경우 하반기 전략 기종이긴 하나 '갤럭시S' 모델처럼 주력 볼륨 모델은 아니기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삼성전자 입장에선 '갤럭시S'를 살리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단기 손실을 우려해 갤럭시노트7 문제를 연말까지 끌고 가지 않고 조기에 연결고리를 끊기로 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완성작'이란 찬사를 받으며 시장에 출시된 지 2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비운을 맞게 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역사상 제품 결함으로 단종되는 첫 번째 모델에 해당한다.

갤럭시노트7의 단종 결정에 따른 제품 교환과 환불은 올 연말까지 진행된다. 제품 구매자는 갤럭시S7엣지 모델로 교환하거나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삼성전자는 2조 원 내외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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