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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한·일 합작' 하려면 TCK 지배구조 배워라②돈독한 신뢰 기반 이사회 안분 '건전한 견제'

김동희 기자공개 2016-10-31 07:52:56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7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의 도카이카본은 코스닥상장사 티씨케이(TCK)의 지분 35.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1996년 조인트벤처 설립을 제안했던 케이씨텍(지분율 28.3%)보다 더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다. 이사회에도 세리자와 유지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해 호소야 마사나오 이사, 히라타 요시오 이사, 김소식 부사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간섭은 전혀 없다. 도카이카본이 제공하는 원재료 공급이 줄어도, 티씨케이가 판매하는 고순도흑연 가공부품의 매출이 감소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임직원 인사를 좌지우지하거나 조직문화를 일본식으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없다.

티씨케이 이사회구성 현황

연구개발(R&D)부터 신규사업 진출에 이르기까지 경영진을 신뢰하며 전폭적으로 믿고 맡기고 있다. '강한기업'에게서 발견되는 전형적인 주주와 경영진간 탄탄한 신뢰관계다.

그렇다고 2대주주인 케이씨텍이 티씨케이의 경영을 마음대로 하는 것도 아니다. 사업 전략을 세우고 방향을 정하기는 하지만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신규사업에 진출할 때는 도카이카본과 상의해 합의를 이끌어 낸다.

도카이카본이 이를 강제하거나 지적한 적은 한번도 없지만 서로 신뢰관계를 깨지 않기 위해 상대방을 배려하는 건전한 견제가 이뤄지고 있다.

서로 의견충돌이 발생한 적도 없었다. 오히려 티씨케이의 사업을 위해 이익을 양보하는 의사결정을 내렸다. 실제로 조인트벤처 설립초기 외환위기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도카이카본 측은 티씨케이에 공급하고 있던 원재료 가격을 선뜻 인하해 줬다. 직접 투자한 관계사이기도 했지만 위기를 극복하면 국내 시장에서 충분히 안착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라는 판단에서다. 케이씨텍도 티씨케이 영업과 마케팅을 도와주면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했다.

티씨케이의 이사회는 2009년까지 8명을 유지했으나 창업초기에 참여했던 슝크카본테크놀로지(옛 승림카본금속)가 2010년 이사회에서 빠지면서 7명으로 줄었다. 도카이카본이 4명의 이사를, 케이씨텍이 3명의 이사를 추천해 선임하고 있다.

티씨케이 관계자는 "도카이카본과 케이씨텍은 서로 돈독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한일 조인트벤처의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한국의 경영방식과 일본의 경영방식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독특한 문화를 창출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도별 티씨케이 기술사용료

철저한 수익 배분의 원칙은 견고한 신뢰관계를 구축하게 한 동인이다. 기초기술을 이전한 대가는 매출의 1%와 3%로 제한했다. 너무 많은 기술사용료는 티씨케이 수익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도카이카본과 케이씨텍이 모두 적용대상이다. 도카이카본이 공급하는 원재료 가격도 높지 않았다. 실제로 티씨케이의 지난 20년 평균 매출원가율은 67.29%에 불과했다. 사업을 시작한 이후 4년 동안 원가율이 90%에 육박했던 것을 제외하면 평균 매출원가율은 62.45%로 낮아진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다시 설비투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지난 20년 동안 공장증설 등의 시설투자에 쓴 금액만 750억 원에 달한다. 2003년 코스닥 상장이후에는 거의 2년에 한번 꼴로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다행히도 티씨케이의 과감한 투자는 경영 실적이 어려워질 때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수익의 일부는 배당으로 썼다. 배당 가능이익 규모에 따라 배당성향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는 했지만 2002년부터 작년 말까지 한번도 거른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총 배당금액은 172억 원이다. 같은 기간 달성한 총 매출액의 3.5%, 당기순이익의 19.78%를 배당에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강한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내부유보율을 높이고 재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영자가 꽤 있다. 하지만 티씨케이는 충분한 수익을 나누어 주면서도 주주와 회사가 함께 공생해 가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고 몸소 이를 보여줬다.

지배구조는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설립 당시 도카이카본이 50%, 케이씨텍과 슝크카본테크놀로지(옛 승림카본금속)이 각각 40%와 10%를 보유하고 있던 지분율이 현재 35.4%와 28.3%, 3.4%로 낮아졌을 뿐 달라진 것은 없다. 슝크카본테크놀로지는 2011년 초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절반(3.4%)을 도카이카본과 케이씨텍에 매각했다. 지분율에 따라 도카이카본이 1.9%(주식수 21만 7500주)를 28억 원에, 케이씨텍이 1.5%(17만 4000주)를 23억 원에 인수했다.

티씨케이는 유상증자도 20년 동안 세 번밖에 진행하지 않았다. 2000년 KTB네트워크와 아주IB투자 등 5개 벤처캐피탈을 상대로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2001년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진행한 3억 4000만 원의 유상증자, 2003년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53억 원 규모의 공모 유상증자에 나선게 전부다.

벤처캐피탈과 우리사주조합은 상장직후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장내에서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현재는 도카이카본과 케이씨텍 외에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6.11%(71만 3373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와 2대 주주의 지분율이 높아 유통 주식수는 313만 1627주(26.79%)로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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