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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 뛰어들까 입찰 참여 놓고 '고민', 화주 흡수할지 관건…당분간 내부검토 진행

이효범 기자공개 2016-10-19 08:58:35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7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 영업망 인수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줄곧 한진해운의 알짜자산을 인수해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법원이 매각 공고를 냈지만 예상과 달리 현대상선은 입찰 참여를 두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매물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도 제시되지 않은 상태이고, 향후 미주 노선 영업망 인수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인수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회생계획 인가에 앞서 한진해운이 보유한 아시아~미주 노선 영업망 등을 매각하기로 하고 인수의향서를 접수받고 있다. 대략적으로 미주 노선의 인력과 운영 시스템을 비롯해 해외 자회사와 선박 등이 영업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 점유율은 법정관리 신청 전인 올해 상반기 동안 7% 수준이었다. 코스코(10%), 에버그린(9.7%), 머스크(9.6%), MSC(8.2%), CMA(7.4%)에 이어 세계 6의 점유율이다. 한진해운은 이 노선에서 연간 3조~4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 7355억 원이다.

해운업 구조조정을 주도해 온 금융당국은 한진해운의 자산을 인수해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혀왔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현대상선이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로 남게 되자 한진해운의 알짜자산을 흡수해 우리나라 해운업의 경쟁력 저하를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현대상선은 이에 따라 컨설팅업체인 AT커니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번 컨설팅에는 한진해운의 자산을 인수할 경우 예상되는 효과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르면 오는 11월 중순경 컨설팅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이번 입찰 참여를 두고 적잖은 고민에 빠져있다. 이번 매각의 구체적인 조건 등을 고려해 현대상선의 자체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일 될지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 영업망의 세부적인 내역에 대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영업망을 인수할 경우 한진해운과 거래를 맺었던 화주들을 현대상선이 흡수할 수 있을지가 입찰 참여를 결정하는 핵심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도 미온적인 반응이다. 매물로 나온 자산을 면밀히 살펴보고 입찰 참여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입찰을 결정하기에 앞서 예비실사에 참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진해운의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무형자산 규모는 1053억 원 수준이다. 무형자산은 회계상 영업권, 회원권, 기타무형자산으로 분류돼 있다. 이 가운데 올 초 1077억 원이었던 영업권의 장부가는 상반기 말 기준 998억 원이다. 영업권에는 다른 항로 영업권도 포함돼 있지만 미주 노선 영업권의 가치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 영업망은 보유한 자산 가운데 알짜 자산으로 꼽힌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 영업망이 꼭 인수해야 할 만큼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주 노선 영업망을 인수한다고 해서 한진해운과 거래해왔던 화주들을 흡수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는 시각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에게 미주 노선 영업망은 알짜자산이다"며 "하지만 다른 컨테이너선사가 영업망을 인수한다고 해서 한진해운이 운영했던 것과 같은 성과를 낼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당분간 시간을 갖고 입찰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법원은 이달 28일 15시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확약서를 접수 받는다. 정보이용료를 납부한 인수희망자에 한해 오는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예비실사를 거쳐 같은달 7일까지 인수제안서 제출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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