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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한진해운 채권 943억 대손충당 잡아 법정관리로 상환 불가능 판단…3분기 수익성 저하 영향

강철 기자공개 2016-11-03 08:16:23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2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한진해운 잔여 채권 1900억 원 중 943억 원을 3분기에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만큼 채무 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손충당금 943억 원은 현대중공업의 3분기 수익성 저하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8조 8391억 원, 영업이익 3218억 원, 순이익 3344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3분기 대비 매출액은 2조 원 가량 줄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로 돌아서며 수익성을 대거 개선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펼쳐온 경영 합리화 노력 덕분에 주요 사업 부문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며 "특히 각 사업본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 중인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 등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분기 대비 수익성은 저하됐다. 매출액이 약 1조 원 감소한 가운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354억 원, 579억 원 씩 줄었다. 실적 악화의 주범이었던 해양 부문이 3분기에 흑자를 내는 등 사업 전반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다소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한진해운 잔여 채권 1억 7000만 달러(약 1900억 원) 중 943억 원을 3분기에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한 것이 전분기 대비 수익성 저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2월 독일 MPC 그룹, 한진해운과 1만 3000TEU급 컨테이너선 8~9척에 대한 장기 용선계약을 맺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선박을 한진해운이 MPC그룹으로부터 임대해 운영하는 구조다. 계약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 원)였다.

하지만 MPC그룹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파산했다. 현대중공업은 협의를 통해 계약의 주체를 한진해운으로 변경하는 한편 선수금을 비롯한 선박 건조 자금을 한진해운으로부터 받기로 했다. 선박을 인도한 후 대금을 회수하기 전까지 유동성을 지원받는 연불금융도 주선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7년간 선박 건조에 맞춰 현대중공업에 대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지난 9월 법원의 회생절차가 시작되면서 잔여 채무 1900억 원을 사실상 갚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한진해운이 상환 능력을 상실했다고 보고 잔여 채권 중 약 80%를 대손충당금으로 잡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일정 기간을 두고 선박을 운영해 버는 돈의 일부를 당사에 지급하는 구조였으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상환 불능 상태에 놓였다"며 "추후에 한진해운이 살아난다면 충당금을 다시 환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충당금 외에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600억 원이 넘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도 수익성을 저하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6월 경영 개선 계획 발표 후 대대적인 인건비 절감을 추진 중인 현대중공업은 3분기에 퇴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약 620억 원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조선·해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조선사들에 강도 높은 경영 개선을 주문했다. 경쟁력 강화 방안의 키워드 중 하나는 인력 구조조정이다. 따라서 퇴직 위로금 지급에 따른 일회성 비용은 당분간 현대중공업의 손익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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