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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대우조선 영구채 매입...'실리' 챙겼다 BIS비율 하락 등 재무건전성 고민 덜어..산은과의 형평성, 부담 적정성 문제 제기

김선규 기자공개 2016-11-11 08:31:38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0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1조 원 가량의 대우조선해양 영구채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수은은 자본 건전성을 해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대우조선의 재무 건전성 개선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대 채권은행으로서 영구채 매입에 대한 적정성 논란과 1조 8000억 원 가량을 부담하는 산업은행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산은은 대주주로서 1조80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실행할 예정이고, 수은은 자본성이 인정되는 영구채 1조 원을 매입한다고 밝혔다. 산은은 자본확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보유 중인 주식을 무상 소각하고, 잔여지분은 완전자본잠식에 따른 결손금 보전을 위해 무상감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수은은 기존 채권을 영구채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1조 원 가량의 자본확충에 참여한다. 당초 수은의 자본확충 참여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대우조선이 수주 절벽과 자본잠식으로 상장 폐지 상황에 처하자 자본확충에 동참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산은과 정부는 수은이 출자전환 방식으로 자본확충에 참여하길 당부했다. 그럼에도 수은은 출자전환에 대한 적법성 여부와 위험부담을 고려해 영구채 방안으로 최종 결정했다. 수출입은행법상 대우조선에 출자전환하는 것이 적법하지 않다는 이유를 내놓았다. 또한 대우조선의 경영여건을 고려하더라도 리스크 측면에서 출자전환보다는 영구채 발행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수은 관계자는 "출자전환시 수은의 자본 건전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또한 향후 출자전환에 대한 적법성 여부도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수은은 출자전환 대신 영구채 매입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은이 원하는 채권자 지위를 유지하며, 대우조선의 재무건전성 개선에 참여했다는 '최소한의 모양새'를 갖춘 셈"이라고 설명했다.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에서도 주식을 갖고 있는 것보다 영구채를 보유한 것이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영구채의 경우 향후 대우조선이 수주를 통해 자금이 유입될 경우 채권 회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출자전환은 엑시트 방안이 지분 매각 밖에 없다는 점에서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자금을 수혈받아야 하는 대우조선 입장에서 영구채는 일반 채권에 비해 금리가 높고, 스텝업 조항과 조기상환청구권으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여기에 신용평가사 등 외부기관에서는 영구채를 100%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고 조정부채 항목 등을 통해 일부 영구채를 부채로 인식해 평가한다.

특히 스텝업 조항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스텝업은 금리 상향 조건으로 영구채 발행 이후 일정기간이 지난 시점에서 발행자가 상환하지 않을 경우 발행시점에 제시한 기본 이자율에 스프레드(Spread)를 가산해 이자를 지급하게 된다. 통상 발행 3년, 5년이 지나 상환하지 않으면 200~500bp 가산금리가 붙는다.

신평사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3년~5년 동안 꾸준한 수주활동 등으로 영구채 조기상환이 가능하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스텝업 조항 등으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대우조선과 수은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수은 부담에 대한 적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조 8000억 원 가량을 부담하는 산은과의 형평성 문제와 최대 채권은행으로서 부담을 적절하게 안고 가느냐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 1일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수은을 향해 "수은이 대우조선의 가장 큰 수혜자"라며 최대 채권자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이 보여달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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