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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8% 노리던 동양생명, 4% 입찰한 이유건전성 우려에 일보후퇴…8% 매입 '실익 적다' 판단 영향

윤 동 기자공개 2016-11-15 10:30: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4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지분 8% 입찰을 저울질하던 동양생명보험이 결국 4% 최소지분을 가져가게 됐다. 해외 M&A의 큰손인 안방보험그룹을 대주주로 둔 동양생명은 입찰 마지막까지 가장 적극적인 인수후보자로 꼽혔다. 동양생명이 왜 우리은행 지분 최소 매입에 그쳤는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7개사(동양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IMM PE)를 낙찰자로 선정하고 우리은행 지분 29.7%를 이들 7개사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중 IMM PE(프라이빗에쿼티)가 6%의 지분을 입찰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6개사는 최소지분인 4% 수준을 입찰하는데 그쳤다. 특히 입찰 직전 가장 적극적인 플레이어로 알려진 동양생명도 결국 최대지분이 아니라 최소지분을 입찰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금융권에서는 동양생명이 8%의 지분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었다.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안방보험그룹이 지난 2014년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입찰에 단독 참여하는 등 지속적으로 우리은행에 관심을 보였음을 감안한 것이다.

동양생명이 최소지분 매입을 결정하게 한 원인으로 우선 건전성 악화 우려가 꼽힌다. 동양생명이 우리은행 지분 4% 매입에 어떠한 가격을 적어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공자위가 밝힌 자료에 따라 계산한 결과 이번 과점주주 매각의 평균 낙찰가는 1만 1803원으로, 4%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약 3000억 원 이상의 인수자금이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난해 동양생명의 당기순이익인 1510억 원의 두 배에 해당한다. 동양생명으로서 가볍게 생각하기 어려운 규모다.

동양생명은 최근 몇 년 간 건전성 부문에서 있어 중하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지난 6월 기준 동양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52.4%로 생보사 평균인 297.1%보다 낮았다. IFRS17(국제회계기준) 등 최근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가 잘 된 회사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대주주 계열사인 안방그룹지주유한회사로부터 624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끌어내는 등 최근 건전성 개선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우리은행 지분 8%를 매입할 경우 유상증자를 통해 확충한 자금이 대부분 묶이게 된다. 향후 동양생명이 추가적인 유상증자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웠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8% 지분을 매입하더라도 실익이 적다는 점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번 과점주주 매각 방안에서 낙찰자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권리는 사외이사 추천권이라 할 수 있다. 실제 낙찰자 7개사 중 자산운용사 2개사를 제외한 5개사는 모두 사외이사를 추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4%보다 많은 지분을 매입한다하더라도 추천할 수 있는 사외이사의 수를 늘려주지 않는다. 6% 이상 매입 시 추천한 사외이사의 임기를 1년 늘려주기는 하지만, 사외이사들이 다음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큰 메리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실제 이사회에서도 4%와 8%를 놓고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 건전성 우려 등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4%로 최종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대주주 안방보험이 지원해준다고 본다면 8% 지분을 매입하는게 불가능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8%를 매입해도 4%를 매입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감안해 최소지분 입찰로 결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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