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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각합병 거래구조 선택한 이유는 인수 대상 법인 잔존…브랜드 가치·고객사 유지 효과

권일운 기자공개 2016-11-17 08:13:21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5일 0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적용한 역삼각 합병(Reverse Triangular Merger)은 인수 대상 회사가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거나 △큰 규모의 고객사를 여려 곳 보유하고 있는 외국기업 인수합병(M&A)에 종종 사용된다. 특히나 사명 자체가 음향기기 분야에서 최고의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하만은 역삼각 합병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지킴과 동시에 고객사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받지 않게 될 전망이다.

삼각 합병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활용하는 M&A 방식의 하나다. SPC와 인수 대상 회사를 합병하지만, 합병 대가로 합병 법인의 신주가 아닌 SPC의 최대주주 지분이나 현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점이 일반적인 주식교환 M&A와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위해 실크(Silk)라는 이름의 SPC를 설립했고, 하만 주주들에게 합병 대가로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각 합병은 크게 정삼각합병(Foward Triangular Merger)과 역삼각합병 방식으로 나뉘어진다. 전자는 인수 대상 법인이 소멸되는 반면, 후자는 인수 대상 법인이 SPC를 합병해 소멸시킨다는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역삼각합병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미국에서 가장 기업 친화적인 상법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델라웨어주에서는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하만 역삼각합병은 미국 법인(Samsung Electronics America, Inc.)이 설립한 SPC(실크)가 하만에 흡수합병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하만의 주주들은 그 대가로 미화 80억 2000만 달러(지분 100% 기준)의 현금을 지급받게 된다. 여기에는 하만의 경영진들이 받게 될 스톡옵션 2억 2000만 달러(약 2500억 원)도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가 역삼각합병 방식을 택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하만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하만 법인을 소멸시키게 되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권리와 고객사와의 계약 등을 신설 법인으로 이전시켜야 하는데, 이같은 과정에서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고객사가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1956년 시드니 하만이 설립한 하만은 하만카돈과 마크레빈슨, JBL, 렉시콘, AKG, 바워스앤윌킨스(B&W), 뱅앤올룹슨(B&O) 등 오디오 및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브랜드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특히 눈여겨본 자동차 분야에서는 롤스로이스, 렉서스, 제네시스(이상 렉시콘)와 메르세데스 벤츠(하만카돈), BMW(B&W),아우디(B&O) 등 고급차 브랜드들이 하만 제품을 탑재하고 있다.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하만의 전통과 가치를 최대한 지킬 수 있게끔 M&A를 진행하려 했고, 그 일환으로 역삼각합병 방식을 택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또 당분간 하만의 기존 경영진들을 잔류시켜 브랜드 가치와 고객 충성도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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