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23일 1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4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 온 일진머티리얼즈가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의 발목을 잡아 온 적자 자회사 '일진LED'를 청산해 혹을 뗐고, 본업인 2차 전지용 일렉포일 사업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 덕분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올 3분기 연결기준 936억 원의 매출과 6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9억 원 늘어 흑자전환했다. 직전 분기인 2분기에 비해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7%, 25.4% 줄었다.


지난해 대비 실적이 반등한 배경에는 일진엘이디(LED) 리스크 해소가 있다. 올 초 일진LED를 청산하면서 관련 적자가 대폭 줄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 2012년 9월 LED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일진LED를 설립했다. 하지만 LED 공급초과로 인해 단가 하락과 업황 침체가 이어졌고 설립 이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일진LED는 설립 이후 매년 영업손실 규모가 증가하면서 일진머티리얼즈의 발목을 잡았다. 설립 첫 해 매출 97억 원, 영업손실 56억 원을 기록한 뒤 2013년 173억 원, 2014년 243억 원, 2015년 258억 원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점차 증가했다. 이에 일진머티리얼즈도 2012년 적자전환한 뒤 4년 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일진머티리얼즈는 올해 초 일진LED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파산 절차를 밟았다.

일진LED 부실을 털어낸 일진머티리얼즈는 1분기 흑자전환한 뒤 3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LED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며 "본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는 사업이라 결국 정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본업인 일렉포일 사업에서 발생한 호재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주요 제품의 중국 매출이 증가했고 경쟁사 사업 철수로 시장지배력이 강화됐다. 일진머티리얼즈는 IT제품과 2차 전지의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일렉포일(Elecfoil, 동판)을 생산하고 있다. 일반적인 PCB기판에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은 ICS(PCB용 일렉포일), 2차 전지에 활용되는 제품은 I2B(리튬2차전지음극집전체용 일렉포일)로 구분된다.

올해 중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이 활성되면서 I2B의 중국 매출이 늘어났다.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중국 BYD사에 대한 출하량이 늘어난 결과다. I2B는 일반 일렉포일에 비해 수익성이 뛰어난데다가 현재 대체재가 없어 일진머티리얼즈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부터 ICS 생산공장 두 곳을 I2B 생산공장을 전환하면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ICS 사업에서는 경쟁사 LS엠트론이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시장지배력이 확대됐다. ICS는 국내에서 일진머티리얼즈와 LS엠트론 단 두 곳만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LS엠트론이 올 3분기 중 ICS 사업을 접고 I2B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면서 일진머티리얼즈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ICS를 생산하고 있다. 공급사가 축소되면서 가격 인상과 수익성 개선 등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3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악화된 수치로 아쉬움을 남겼다. 증권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인증이 연기되면서 국내 주요 고객사에 대한 I2B 매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I2B의 매출감소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8.3%에 비해 1.7% 포인트 하락한 6.6%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연간 흑자전환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BYD 출하량 증가로 중국 매출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신규 해외 고객사도 확보될 것으로 보고있다.

일진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주력인 일렉포일 사업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4분기 전망이 밝은 편이라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