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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우엔지, 40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포스코건설, 경영권 인수 8년만에 흡수 결정...해외 EPC 진출 부메랑

길진홍 기자공개 2016-11-24 08:21:18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3일 2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건설이 결국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한다. 지난 2008년 5월 포스코엔지니어링의 모태인 옛 대우엔지니어링을 인수한지 8년 6개월만의 일이다. 중남미 진출 등 해외 사업 확대를 노리고 경영권을 인수했으나 부실 수주로 손실이 누적되면서 통합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전신인 대우엔지니어링은 지난 1976년 설립 후 40년 만에 자취를 감추게 됐다.

포스코건설은 이사회를 열고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하는 방안을 결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합병은 별도의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으며, 오는 12월 26일 이사회의 합병승인 결의로 효력이 발생한다. 합병기일은 오는 2017년 2월 1일이다. 합병비율은 1대 0이며, 포스코건설을 제외한 소액주주들에게 주당 1만 776원의 교부금이 부과된다.

업계는 이번 합병을 예견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추진 중인 가운데 포스코엔지니어링은 1000여 명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을 감원하는 초강수를 뒀다. 대규모 희망퇴직과 맞물려 모회사인 포스코건설에 흡수되는 방안이 유력시됐다.

포스코건설은 합병 결정문을 통해 "기존에 중복된 지원 조직 및 운영비용 등을 축소함으로써 경영 효율성이 제고되고, 궁극적으로 회사의 재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2008년 5월 대우엔지니어링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 1976년 당시 대우그룹 계열인 대우실업과 대우개발, 한국기계 등의 3사가 공동출자해 설립된 대우엔지니어링은 설계 용역 노하우를 기반으로 탄탄한 실적을 구가했다.

포스코건설은 인수 3년차인 2011년 대우엔지니어링의 사명을 포스코엔지니어링으로 변경한다. 엔지니어링과 연관된 화공과 산업플랜트 등의 고난이도 EPC 시공영역 진출에 더욱 속도를 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2007년까지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이 10% 내외에 불과했으나 주인이 바뀐 뒤 해외 매출 비중이 37%로 증가했다. 외형은 불어났으나 저가 수주 영향으로 경영 어려움이 가중됐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의 원가율이 치솟으면서 손실이 확대됐다. 특히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르와이스 정유확장 프로젝트'와 '인도네시아 메락(Merak) 화력발전소'에서 손실이 장기간 누적됐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의 부진은 포스코건설 연결 실적 훼손으로 이어졌다. 해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포스코건설은 연결 순익을 잠식당했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은 개별기준 1348억 원의 순익을 올렸다. 그러나 연결기준 순익은 262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포스코엔지니어링은 42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양호한 현금창출 능력에도 불구하고, 자회사 부진으로 장기간 손실이 누적됐다.

포스코건설은 이번 합병으로 기존의 플랜트, 인프라, 건축 사업을 강화하고 화공 부문을 집중 육성해 고도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다만 아직까지 해외 부실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아직까지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해외법인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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