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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지주사 검토, '생명'에 주는 파급력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산업자본 계열사 지분 매각 방안 검토할 듯…자체 금융지주사 설립 고심

윤 동 기자공개 2016-11-30 09:26:37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9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검토 계획이 발표되면서 삼성생명의 후속 검토 조치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삼성생명의 행보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고 삼성생명도 삼성전자와 보조를 맞춰가며 모종의 후속 작업을 해 나갈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최적의 지배구조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검토 가능성은 앞서 움직인 삼성생명의 행보로 유추가 가능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증권 자사주 835만9040주(10.94%)를 2900억 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율은 19.16%에서 30.1%로 높아지는 이사회 결의였고,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금융 자회사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지분율 30% 이상(비상장사는 5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요건(금융지주회사 요건)을 미리 충족시켜두는 거래로 보였다.

갑작스럽게 발표된 이 공시를 통해 조만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도 모종의 행보에 나설 수 있겠다는 추측이 일었고 실제 삼성전자는 이날 지주회사 전환 검토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의 추측을 확인시켜 줬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삼성그룹의 정보통신(IT) 사업과 금융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쌍두마차다. 삼성그룹의 변화는 곧 삼성전자 및 삼성생명의 변화다. 그룹 지배구조가 바뀐다는 건 바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소유구조가 바뀜을 말한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검토 계획을 보면 삼성생명도 곧 모종의 행보에 나설 수 있고 액션을 취하지 않더라도 모종의 검토에 착수했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쉽게 예상해 볼 수 있는 삼성생명의 행보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 처리다. 아직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게 아니어서 삼성생명 역시 곧바로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이전에 해 놓을 수 있는 작업은 모두 다 해 놓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먼저 처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적지않은 삼성그룹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7.55%), 호텔신라(7.30%), 에스원(5.34%), 삼성중공업(3.38%) 등이다. 장부가로만 18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지분이다. 삼성전자 지분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계열사 지분 가치는 장부가로만 약 4500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삼성그룹 계열사는 아니면서 투자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타 대기업 지분을 더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이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해 현금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가기 위해선 삼성화재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데 보험업법상 보험사의 계열사 투자한도 규제로 삼성화재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없는 상황이고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삼성화재 지분 매입 재원을 만들수 있다는 예상이 많았다"고 했다.

삼성생명 지배구조
*2016년 11월 29일 기준

비금융 계열사 지분 처리와 함께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행보에 발맞추어 자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은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 작업이다. 사실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게 예측은 하기 쉽지만 실제로 내부에서 작업을 하려면 수많은 서류작업과 법률 검토가 필요한 작업이다.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작업을 함께 해 본 한 대기업 간부는 "서류 더미 속에 파묻힌다고 보면 된다"며 "여러 정부 기관에 각종 서류를 제출하고 내부적으로 서류를 검토하는 일 등 수많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검토 중인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삼성그룹이나 삼성전자 역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왔음을 보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삼성생명은 지난 3년 동안 계열사 지분을 모아온 결과 삼성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지분율을 30% 이상 확보하게 됐다. 이 모든 작업은 오직 한 곳(금융지주회사)만을 가리키고 있음을 감안해도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작업은 이번 삼성전자의 검토 계획과 맞물려 과거보다 훨씬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하면서 삼성그룹이나 삼성화재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며 "여러 문제가 남았으나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배제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생명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보험업법의 규제를 피해 삼성화재의 지분을 인수할 수도 있다"며 "내년 상반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동시에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도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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