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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대한항공 강등, 신평사는 냉정했다 [Rating Watch]밥캣 IPO·한진해운 절연 불구 등급 내려…차입금 부담 지속 우려

민경문 기자공개 2016-12-13 15:59:59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9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대한항공은 신용등급 방어를 목적으로 그 동안 재무개선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두산밥캣 상장과 한진해운 '꼬리자르기'는 결정적 카드로 부각되는 듯 했다. 하지만 IPO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고, 또 다른 계열리스크는 여전히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올해 초 중징계 이후 '늑장대응'을 우려한 신용평가사들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8일 수시평가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노치(notch) 하향했다. 작년 말까지 BBB+였던 등급은 1년 만에 투기등급 직전까지 떨어졌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어 보인다. 두산밥캣 IPO의 흥행 부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두산밥캣 상장은 두산그룹 구조조정의 마지막 퍼즐이나 다름 없었다. 특히 최대주주이자 구주매출 주체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개선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두산밥캣을 둘러싸고 두산과 투자자들의 눈높이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한 차례의 수요예측 실패 이후 밸류에이션을 낮춰 재공모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조 원 이상의 자금 유입을 기대했지만 최종 유입 금액은 2400억 원에 그쳤다. 신용평가사들이 주목한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단기 차입금을 포함해 채무 상환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 배당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이럴 거면서 굳이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두산밥캣을 상장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실적 기대감으로 두산밥캣 주가가 오를 경우 블록딜을 통한 엑시트를 도모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의 두산밥캣 보유지분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보호예수가 걸려있다. 만에 하나 6개월 안에 예상치 못한 신용위험이 발생할 경우 대처할 수 있는 버퍼가 그만큼 작다는 얘기다.

등급 방어에 실패한 건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부정적' 등급 전망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BBB(안정적)로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아시아나항공 등급도 BBB-까지 내렸지만 시장은 대한항공의 등급 하락에 주목했다. 그 동안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아왔던 한진해운 리스크에서 탈피한 것으로 평가받은 이후의 상황이라 충격은 더했다는 분석이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무려 8219억 원의 손실을 떨어낸 대한항공이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가능성은 일단락됐지만 계열 전반의 재무상태 및 평판 훼손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LA윌셔그랜드호텔의 개장 이후 영업정상화까지 추가 지원 가능성이 남아 있는 등 계열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될 정도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차입금을 둘러싼 신용평가사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올해 9월말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2010년 대비 4조 원 가량 증가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환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도 치명적이다. 이대로 가다간 부채비율이 다시 1000%를 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양사 모두 1년 내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상처만 남았다"며 "대한항공의 경우 부채비율 감소를 위해 영구채 발행을 타진해 왔지만 이번 등급 하락으로 불확실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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