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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휘청' 정유사, 신용도 회복 원년 [Adieu 2016]'감산 합의' 올들어 유가 안정세, 초우량 크레딧 복귀

이길용 기자공개 2016-12-30 07:19:5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8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유가로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2014년부터 등급이 강등됐던 정유사들이 올해 모두 신용도를 원상회복했다.

지난 2014년 중순부터 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사들은 대규모 손실을 입었고, 신용평가사들은 곧바로 이들의 크레딧을 하향 조정했다. 이후 유가가 20달러 선에서 저점을 찍고, 곧바로 안정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실적이 회복됐다. 올 들어 특히 양호한 실적을 보이면서 신용평가사들은 정유사들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2014년 이전의 초우량 등급 수준으로 복귀시켰다.

2014년은 국내 정유사들에게 시련의 시기였다. 당시 유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은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영업적자 규모가 △ SK이노베이션 1828억원 △ GS칼텍스 4563억 원 △ S-Oil 2897억 원 등에 달했다. 현대오일뱅크만 유일하게 226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유가가 급락하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에서 손해를 본다. 원유를 정제하고 제품을 판매하는데 1~2개월가량이 소요되는데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다보니 수익 구조가 악화된다. 이로 인해 국내 정유사들은 당시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2014년 악화된 실적을 확인한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는 정유사들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에 나선다. SK그룹의 에너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SK에너지에 대해 신용평가 3사는 2014년 말 모두 SK에너지의 등급을 A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2015년 초 2~3월에는 모두 AA+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노치 강등시켰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SK에너지와 분할하면서 보유 회사채가 SK에너지로 이관돼 등급 조정이 크지 않았다.

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

GS그룹의 에너지 지주회사인 GS에너지와 정유 자회사인 GS칼텍스의 운명도 SK과 다를바 없었다. GS에너지는 대부분의 자산과 이익을 GS칼텍스에 의존하기 때문이 지주사 특유의 후순위성을 고려해 GS칼텍스보다는 한 노치가 낮다. 2014년 말인 당시 11~12월 GS에너지와 GS칼텍스 모두 신용평가 3사로부터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된다. 2015년 1분기에는 등급이 한 노치씩 강등된다.

GS에너지 GS칼텍스 신용등급

SK그룹과 GS그룹의 정유 관련 계열사들의 신용도는 올해 모두 초우량 등급으로 원상 복귀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3월 SK에너지의 등급을 AA+(안정적)으로 회복시켰고 한신평은 6월, 한기평은 11월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GS에너지와 GS칼텍스도 같은 시기 각각의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초우량 신용등급 회복을 통보받았다.

이는 국제 유가가 2015년 초 최저가였던 20달러 선을 기준으로 반등에 성공하면서 벌어진 일로 해석된다. 유가가 떨어질 때와 반대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일 경우 정제 마진이 회복돼 정유사들의 실적은 늘어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근 감산에 합의하면서 국제 유가가 60달러를 마지노선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S-Oil과 현대오일뱅크는 SK·GS 정유사들과는 조금 달랐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와 마찬가지로 2014년 악화된 성적표를 받았지만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S-Oil의 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만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S-Oil은 2대 주주였던 대한항공이 2014년 지분을 최대주주였던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국영 기업 아람코에게 넘겼는데 국내 신평사들은 최대주주의 지원 능력과 가능성에 대해 더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전망만 조정하는 선에서 등급 평정을 마무리했다. 등급 강등을 피했던 S-Oil은 유가 회복으로 실적이 개선되자 2015년 말과 2016년 초 3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AA+(안정적) 등급을 받아냈다.

현대오일뱅크는 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과 달리 내수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실적 안정성은 다른 정유사들보다 높다. 대규모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2014년 중반 신용평가사들로부터 AA- 등급을 받고,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랐다. 그러나 유가 하락의 시련을 견디지 못하고 2014년 말과 2015년 초 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회복됐다. 이후 유가 상승세로 다른 정유사들은 등급이 회복됐지만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유지했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신용등급

정유사들은 유통업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시장 지위와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초우량 등급을 유지하는 산업 중 하나다. 유가의 부침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신용도에 흠집이 났지만 올해 크레딧이 모두 원상회복되면서 이전의 명성을 되찾았다. 향후 유가가 2014년 하반기처럼 폭락할 만한 요인을 찾기 어려워 국내 정유사들의 초우량 크레딧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실적이 워낙 좋아 올해 이들의 신용도 회복은 일찍부터 예상됐다"며 "다만 이익 규모가 너무 커 회사채 시장에서 이전과 같은 대규모 조달이 자주 일어날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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